병원을 폭격하지 않았다는 이스라엘의 말을 믿기 어려운 이유

2021년 10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도시 히브론에서 겁에 질려 바지에 실수를 한 11세의 팔레스타인 소년을 끌고 가는 이스라엘군.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과 그 전날의 가자지구 병원 폭격으로 인해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아랍 세계의 분노가 폭발했다. 수백 명의 부상자와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가자지구 병원 폭격으로 500여명 사망하자 중동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베이루트와 바그다드에서는 시위대가 미국 대사관 보안 장벽을 뚫고 침입을 시도하기도 했고, 팔레스타인과 미국의 가장 가까운 아랍 동맹국을 포함한 중동 전역의 지도자들이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는 미들이스트아이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Israel-Palestine war: Why are Israel's claims treated with such scepticism?

17일(현지시각) 밤 가자시티의 알 알리 아랍 병원에서 팔레스타인인 500여 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의 파장은 이미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다. 시위대가 요르단 주재 이스라엘 대사관에 불을 질렀고, 팔레스타인 도시 라말라에서는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PA) 수반의 사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이 누구의 소행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책임 공방이 진행 중이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이 이 병원을 공습했다고 밝혔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디지털 보좌관인 하난야 나프탈리는 처음에 트위터에 ‘이스라엘 공군이 가자지구의 한 병원 안에 있는 하마스 테러 기지를 공습했다. 다수의 테러리스트가 사망했다’라고 했다. 그 후 나프탈리는 말을 바꿔 이 폭발이 ‘미스터리’라며 실패한 로켓이나 국제적인 지원을 받기 위한 팔레스타인 측의 자작극으로 그 탓을 돌렸다. 공식적인 대응에서 이스라엘은 또 다시 말을 바꿔 병원의 폭발이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단체의 오발 로켓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폭격을 부인하는 이스라엘의 주장의 신빙성이 높지 않다. 논란이 되는 군의 공격과 살인에 대해 이스라엘이 수년간 가짜 정보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병원 폭격 이후 이스라엘군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는 2022년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알자지라 기자 시린 아부 아클레를 살해했다는 주장을 인용하며 이스라엘이 잘못된 정보를 주는 전력이 있다는 것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육군 대변인은 ‘과거 성급한 결론을 내린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5시간 이상 동안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하고 싶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병원 폭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초기 대응은 여러 측면에서 이전의 패턴을 답보하고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이번 병원 폭격은 7일 하마스가 주도한 이스라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폭격하기 시작한 이래 자행된 최악의 잔학행위이다. 촬영된 사진과 동영상에는 병원 복도를 뒤덮은 불길, 깨진 유리, 병원 부지 곳곳에 널브러진 신체 부위 등이 담겨 있다. 한 의사는 끔찍하고 믿기지 않는 장면을 묘사하며 이번 공격으로 가자지구의 의료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했다.

폭격 당시 성공회가 운영하는 이 병원은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다른 21개의 병원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11일간의 포위 공격 때문에 발생한 부상자를 치료하고 피난민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었다. 구급대원과 주민이 부상자 치료를 위해 서둘렀고, 부상자 중에는 어린이도 많았다. 이들 주변에는 담요, 책가방 등의 소지품이 풀밭에 널려 있었다.

이스라엘의 주장은 무엇인가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이스라엘로부터 병원을 비우지 않으면 폭격을 가하겠다는 위협을 받았고, 실제로 14일 직원과 환자에게 떠나라는 경고의 의미로 공습을 받았다고 밝혔다. 하마스도 18일에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의 공습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병원 폭격을 부인하고 있다. 대신 이슬라믹 지하드가 발사한 로켓이 병원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슬라믹 지하드는 이에 대해 성명을 통해 ‘예배당이나 공공시설, 특히 병원을 군사시설이나 무기 저장소로 보지 않는다’며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이스라엘은 17일 밤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이 병원에 떨어졌다는 증거라며 영상을 올리고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작전 시스템 적의 로켓들이 이스라엘 쪽으로 날아갔고, 병원 폭격 당시 병원 인근을 통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윗의 원본에는 가자시티 인근에서 발사된 로켓 동영상이 포함돼 있었고, 병원 폭격에 관한 첫 언급이 현지시각으로 오후 7시 20분에 이뤄졌는데 이스라엘이 증거로 공유한 동영상은 오후 7시 59분부터 8시 사이에 촬영된 것이었다.

이스라엘은 또한 18일에 병원 폭격에 대해 논의하는 하마스 요원들 간의 대화라는 음성녹음파일을 공개하며 책임을 이슬라믹 지하드로 돌렸다. 그러나 가자지구에서 10년 동안 하마스를 보도해 온 활동가 무하마드 셰하다의 지적처럼 이스라엘은 음성녹음 파일에 나오는 ‘그들이 말하고 있다’를 ‘우리가 말하고 있다’로 잘못 번역했다. 셰하다는 이스라엘이 증거가 아니라 소문을 얘기하고 있다며 이것이 이스라엘의 가짜 뉴스 캠페인의 일부라고 믿는 다른 이유를 나열했다.

한편 영국의 채널4 알렉스 톰슨 특파원은 여러 전문가가 하마스 요원들이 로켓 오작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음성녹음 파일의 어조, 구문, 억양, 관용구 등이 신뢰할 만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음성녹음 파일이 가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 파일에는 ‘그들이 병원 뒤의 공동묘지에서 촬영했다’는 말도 들어있다.

조사를 전문으로 하는 NGO 인덱스의 프란체스코 세브렌곤디 연구원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폭발 직후부터 각종 자료를 신속하게 제공하려고 했다고 한다. 그는 ‘이스라엘은 현장의 드론 영상 등의 형태로 입증되지 않는 여러 ’증거‘를 신속히 쏟아냄으로써 새로운 정보라면 어떤 이미지, 자료, 데이터라도 재빨리 발행하고자 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이스라엘에게 유리한 시각의 콘텐츠와 ’분석‘을 내놓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의 가짜 뉴스 발표 전력

과거의 여러 사건으로 인해 이스라엘은 정보를 조작한다는 평판을 얻게 됐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악명 높은 사례는 팔레스타인계 알자지라 기자 시린 아부 아클레의 사망 사건일 것이다.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던 아부 아클레는 2022년 5월 11일 서안지구의 제닌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보도하던 중 쓰고 있던 철모 아래의 총격 하나로 사망했다.

그녀가 조준 사살을 당했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이스라엘은 이를 극구 부인하며 팔레스타인 총격범이 아부 아클레를 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후 아부 아클레가 무장한 팔레스타인 총격범으로 확인된 용의자를 향해 발사된 이스라엘 군의 총격에 잘못 맞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말을 바꿨다. (아부 아클레와 총격으로 부상을 당한 그녀의 동표 알리 알사무디는 교전 지역 근처에 있지 않았다고 여러 목격자가 증언했다). 이스라엘은 범죄 의혹이 없다며 사건에 연루된 군인들에 대한 수사를 개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례는 2000년 2차 인티파다(2000~2005년)의 핵심 사건 중 하나였던 12살 무하마드 알 두라의 사망 사건이다. 어린 소년이 총격전 속에서 아버지와 함께 몸을 움츠리고 있다가 쓰러져 죽는 장면은 국제적인 분노를 불러일으켰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남아 있다.

이스라엘은 처음에 그가 인간 방패로 사용됐다고 주장하면서 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지만, 2005년에는 이를 철회했다. 이스라엘은 소년의 죽음이 담긴 동영상을 처음 방송한 프랑스의 공영 방송 채널인 프랑스 2가 이를 조작했다는 주장까지 하면서 자신의 책임을 부인했지만, 프랑스 2는 물러서지 않고 명예훼손으로 여러 소송을 제기해 모두 승소했다. 그 영상을 촬영한 카메라맨 탈랄 아부 라흐마는 2020년에 알자지라에 ‘이 영상에 대해 가짜라는 주장을 비롯해 많은 얘기가 있었지만,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그 지역을 알지도 못했다. 나는 많은 질문과 조사를 받았다. 내 대답은 늘 똑같았다. 카메라는 거짓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알 알리 아랍 병원에서 일어난 일을 둘러싸고도 여러 상반된 이야기들이 계속 나올 것이다. 현재로서는 현장 조사가 거의 불가능해 보이고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과 이미지가 주된 정보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세브렌곤디 연구원은 우리가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많은 사람의 정치적, 분석적 편향성에 대해 순진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특히 공개출처정보(OSINT)라는 용어 자체가 군사 및 정보 분야에서 유래했다. 이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직 및 현직 군인과 정보 요원이 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은 완전히 독립적인 보도를 가장해 주류 언론 매체가 여전히 ‘테러와의 전쟁’이라며 정당화하는 이스라엘의 잔인한 군사 행동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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