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국민의힘 혁신위가 당의 변화로 이어지기 어려운 이유

국민의힘 혁신위가 23일 출범 예정이다. 혁신위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을 빠르게 수습하려는 목표로 김기현 대표가 내놓은 방안이었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은 지난 18일 지도부 비공개회의 후 “주말(22일)까지 인선을 완료해 23일 혁신위 출범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알린 바 있다. 하지만 혁신위원장을 맡을 마땅한 인물은 없어 보인다. 정치권 바깥의 깜짝 인물을 내세운다면 당 상황에 적응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테고 실제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정치력이 있을 지도 의문이다.

국민의힘 혁신위가 인물난을 겪은 이유는 뻔하다. 여러 조건을 모두 만족시킬 사람 찾는 것이 현실에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당무 개입과 독점적인 운영이 선거 참패의 원인인데 이를 바꾸겠다고 나설 인물은 배제해야하는 모순 때문이다. 실제로 김 대표의 요청을 받은 당 밖 인사는 고사를 했다고 한다. 소신껏 사명감을 갖고 일할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그 사람도 눈치챘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당 안팎에서 혁신위에 거는 기대는 총선 승리, 그것도 수도권 선거에서 성과를 내는 것인데 김 대표는 이미 어떤 인물이 와도 총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를 짜놓았다. 앞서 김 대표는 보궐선거 참패 이후 2기 지도부를 구성하면서 거꾸로 친윤석열 체제를 더 강화하였다. 수도권에서 새 사무총장을 찾겠다고 하였으나 총선 공천에 상당한 권한이 있는 그 자리에 결국 대구·경북(TK) 출신이자 지난해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수행단장을 맡아 대표적인 친윤계 인사로 분류된 이만희 의원을 임명했다.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부총장도 대선캠프에서 활약하다 당선 이후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을 보좌하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친윤 핵심인사를 앉혔다. 이렇게 당을 꾸려놓고 들러리나 서달라고 하니 인물난에 허덕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준석 전임 대표를 몰아내고 김기현 대표 체제가 출범하는 과정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면서 제왕적 총재 수준으로 당무를 장악했다. 보궐선거에 귀책사유가 있는 인사를 사면권을 남용하면서까지 재출마시키는 오만과 독선을 보여줬다. 대통령의 당무 장악은 대통령의 입맛대로 당을 고쳐 써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일인데 총선을 앞두고 그에 반대되는, 즉 대통령의 당무 장악에 맞설 수 있는 인사를 찾는 것은 김 대표 선택지 밖의 일이 됐다. 어떤 혁신위가 출범을 한다해도 당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피할 수 없는 딜레마다.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