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미래의 성장마저 꺾는 R&D 예산 삭감

윤석열 정부가 내년 국가연구개발(R&D)사업 예산을 전년 대비 16.6% 삭감한 데 대해, 11개 대학교 총학생회가 공동행동을 구성하고 반대 목소리를 냈다. 편성된 R&D 예산은 25조 9천억 원으로, 올해 31조 1천억원에서 5조 2천억 원이 줄었다. 4대 과학기술원과 과기특성화대학,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대학 총학생회로 구성된 대학생 공동행동은 ‘공부할 수 있는 나라, 연구하고 싶은 나라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학생들은 “연구 현장에서 피땀 흘리며 공부하는 수많은 학생에게 투자되는 교육을 위한 예산과 인건비, 그리고 줄여서는 안 될 필수적 연구활동비의 삭감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국가 주도 연구 개발에 대한 믿음도, 미래를 향한 꿈도 꺾인 인재들은 연구와 학문을 향한 꿈을 접거나 해외로 떠나갈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고 했다. 섬뜩한 경고다.

대학생 공동행동 이전에도 R&D 예산안 삭감에 대해 과학기술계 단체와 학회, 정부 출연연구회 등 관련 단체들의 비판 성명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삭감 논란이 시작된 6월부터 10월 국정감사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비판과 우려에 대해 충분한 근거와 논리를 제시하지 못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서 추경호 부총리는 “나눠 먹기식, 뿌리기식, 폐쇄적인 분절적인 분야 예산을 한번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면서 R&D 카르텔 척결과 비효율적이고 낭비성이 있는 요인을 정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말하는 R&D 카르텔은 실제조차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 낭비되는 예산이 있었다면 정확히 짚고 도려내면 된다. 4개월 동안 이어진 현장의 목소리에 제대로 대답은 못 하고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정부의 태도는 심각하다. 오죽하면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과기부에 “선택과 집중, 미래지향적 같은 구호성으로 말하지 말아달라”는 당부했을까 싶다.

31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정부는 태도로 바꿔야 한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이번 R&D 예산에 대해 비판하고, 심의에서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잠재성장률마저 사상 처음 1%대로 추락한 시점에서 R&D 투자를 늘리는 것은 생산성을 높이는 거의 유일한 방안이다. 특히, 예산 재검토 과정에서 미래세대와 소통을 해달라는 대학생들의 절절한 요구를 외면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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