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이태경의 토지와 자유] 서울 아파트 시장 2차 조정 임박했나?

거래량은 급감하고 매물은 폭증하는 서울 아파트 시장

거래량이 급감하고 매물은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서울 아파트 시장이 10월 들어 급변 중이다. 윤석열 정부의 전방위적 집값 올리기 정책에 힘입어 기운을 차리는 듯하던 서울 아파트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활력을 잃어가는 기색이 역력하다. 윤 정부의 대출 확대 기조로 잠시 반등하던 서울 아파트 시장이 대출을 다시 조이자 기운을 잃고 있는 데 더해 부동산 시장을 큰 틀에서 규율하는 금리, 성장 등의 거시지표들이 부동산을 위시한 자산시장에 적대적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이 데드캣바운스를 멈추고 2차 조정을 앞두고 있다.

쌓여만 가는 부동산 매물 자료사진 ⓒ뉴시스

거래는 격감하고 매물만 쌓이는 서울 아파트 시장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0월 31일 현재 1091건이다. 특별한 모멘텀 없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00건 언저리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1년 11월 1361건으로 추락해 1000건대로 떨어진 이후 급기야 22년 7월 664건으로 붕괴한 바 있다. 그 후 22년 12월까지 세 자릿수를 기록하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윤 정부의 전방위적 집값 올리기 정책에 힘입어 23년 1월 1411건으로 1000건대를 회복했다. 이후 2월 2450건, 3월 2985건, 4월 3186건, 5월 3427건, 6월 3846건으로 꾸준히 늘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7월 3584건으로 주춤한 후 8월 3849건으로 조금 회복하는 듯하다 9월 3358건으로 재차 기세가 약해졌다. 그러다 10월 들어 거래급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5000~6000건대를 기록하는 것이 정상이다. 근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1000건대 미만으로 떨어진 건 실거래가 등록 이후 최초다. 그러던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윤 정부의 집값 올리기 올인 정책에 기대 가까스로 3000건대로 올라선 것에 불과하다. 그조차 10월 들어 거래량이 완전히 꺾였다. 2차 조정의 전조(前兆)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꺾인 가운데 매물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무려 7만840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0월 집계 이래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지난 1일 매물량(7만2154건)과 비교하면 약 1개월 만에 8.7%(6252건) 증가한 것이고, 연초 매물량(5만513건)과 비교하면 무려 55.2%(2만7893건) 증가한 수치다. 거래량은 격감하고 매물은 폭증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서울 아파트 시장이다.

대출 조이자 서울 아파트 시장 바로 휘청

서울 아파트 시장이 10월 들어 급속히 활력을 잃고 있는 까닭은 무엇보다 윤 정부가 무책임하게 풀었던 대출을 조였기 때문이다. 윤 정부가 대출을 조인 건 폭증하는 가계대출이 임계점을 넘어선 탓이다.

어쨌든 데드캣바운스를 가능케 한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과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공급이 9월에 중단되면서 보급이 끊기자 3040을 위시한 전 세대의 영끌이 급감했고, 이게 바로 서울 아파트 시장의 침체로 직결됐다. 비유하자면 윤 정부가 듣도 보도 못한 특례보금자리론과 50년 만기 모기지를 만들어 시장에 억지로 산소호흡기를 들이대다 가계부채 폭증으로 말미암아 어쩔 수 없이 그 산소호흡기를 떼어내자 시장의 상태가 다시 위중해진 것이다.

금리, 성장에 이어 대출까지 막혔으니 2차 조정은 불가피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금리, 대출, 성장이다. 실증적으로 확인된 것처럼 공급은 부차적인 요인에 불과하다. 한데 금리와 성장이 부동산 시장에 매우 적대적이다.

먼저 경제와 자산시장에 중력 역할을 하는 금리를 살펴보자. 전 세계금리의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미 국채수익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최고로 폭등 중이다. 미 국채 10년물은 한때 5%를 뚫기도 하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미 국채 수익률은 4.8~5.0% 사이를 배회 중이다. 미 국채수익률의 폭등은 환율 급등, 증시 폭락, 국내 채권수익률 상승을 견인 중이다. 글로벌 금리의 기준이라 할 미 국채수익률의 폭등은 시장금리를 밀어 올릴 뿐 아니라 미국에서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을 강하게 만들기 때문에 금융시장과 외환시장과 자산시장이 발작을 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미 국채수익률의 폭등은 수급불균형에 기인하고 있는데 이 수급불균형이 단기간내에 해소될 가능성이 낮다. 따라서 금리는 오랜 기간 부동산 시장을 위협할 확률이 높다.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는 추경호 부총리 ⓒ뉴시스

성장으로 눈을 돌리면 참혹 그 자체다. OECD가 대한민국의 잠재성장률을 올해와 내년 모두 1%대로 추정했고, 상반기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세계 208개국 가운데 200위를 기록했으며, 세수 결손분이 50조원을 넘어섰다. 가계는 빚더미에 깔려 있고, 기업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야경국가로 회귀한 정부는 대(對)중국 포위망의 선봉을 자처하며 구조적 무역적자국을 자임하더니 세금과 정부지출을 원수 보듯 하고 있다. 성장의 희망을 찾기가 난망이다.

금리와 성장이 부동산 시장에 적대적인데 더해 이젠 대출마저도 더 이상 여의치 않은 국면에 진입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서울 아파트 시장의 2차 조정이 임박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잔파도에 눈길을 빼앗기지 말고 바람의 방향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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