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은 2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3차 방류를 시작했다. 일본은 오는 20일까지 총 7,800톤의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이다.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11일까지 1차 방류로 7,788톤의 핵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 들어갔고, 10월 5일부터 같은 달 23일까지 2차 방류 때는 7,810톤의 오염수가 바다를 더럽혔다.
앞서 두 차례에 걸친 방류 이후 우려는 점점 커졌다. 지난달 25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에 대한 청소 작업을 하던 도중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폐수가 분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작업하던 노동자 2명은 피폭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도쿄전력은 이 사고에 대해 “탱크에 가스가 차서 호스가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3차 방류를 시작한 2일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염수 3차 해양 방류를 강하게 규탄했다. 공동행동은 “이번에 방류되는 오염수의 시료에서는 2차 방류 때보다 높은 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오염수 시료에서는 2차 방류 때는 검출되지 않았던 스트론튬-90과 이트륨-90 같은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고 한다.
시료에서 암을 일으킬 수도 있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의미다. 그동안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측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통해 삼중수소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해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일본 측의 주장과 달리 처리를 마친 뒤에도 방사성 물질이 제거되지 않고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애초에 다핵종제거설비(ALPS)가 실제 어느 정도 신뢰성 있게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지 입증된 것이 없다. 정상적으로 운전되던 원전에서 사용된 냉각수와 녹아내린 핵연료에 직접 접촉해서 오염된 물은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원전이 폭발하면서 녹아내린 핵연료와 구조물들이 유입된 빗물이나 지하수, 해수 속에서 온갖 불순물과 뒤섞인 것이 후쿠시마 오염수이다. 어떤 핵 물질이 얼마나 있는지 전문가들도 단언하기 어렵다.
공동행동은 “오염수 방류구 인근에서 삼중수소 농도가 22㏃/L로 검출되며, 8월 오염수 투기가 시작된 이래 최대치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고 주장했다. ‘해류를 따라 넓게 퍼져 특정 지점의 삼중수소 농도가 높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일본 측의 주장도 실제와 다르다는 뜻이다.
의혹과 불안이 점점 커지는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해서 윤석열 정부는 지금이라도 입장을 바꿔 명확한 반대를 표명해야 한다. 바다에 쏟아 버린다고 해도 어차피 한두 해에 끝날 일도 아니다. 일단 방류를 멈추고 제기된 의혹을 보다 철저히 검증한 뒤 처리 방침을 다시 정해도 늦지 않다. 무모한 해양투기를 계속하고 있는 일본에 대해서 수수방관만 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도외시하는 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