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인요한 면전서 만남 거절

인요한 “경청하러 왔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토크콘서트’가 끝나자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4일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을 전격 방문을 했지만, 두 사람의 회동은 결국 불발됐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이준석&이언주 톡!톡! 콘서트’ 현장을 찾았다. 당초 예정이 없었던 일정이었다. 혁신위는 “인 위원장의 평소 소신대로 국민의힘 전 당대표의 의견을 듣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그는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서도 “나이로는 (이 전 대표가) 한참 동생이지만 정치로는 선배님”이라며 “여러 번 만나서 ‘한 수 좀 가르쳐 주소’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자신을 직접 찾아온 인 위원장과의 일대일 만남을 고사했다. 인 위원장이 토크콘서트장에 입장하자 이 전 대표는 영어로 “대화를 위한 전제조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라 실망스럽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고 거리를 뒀다.

대신 이 전 대표는 토크콘서트를 시작하면서 진행자의 제안으로 객석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인 위원장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 위원장을 ‘Mr. Linton’이라고 부르며 입을 연 이 전 대표는 영어로 “언젠가 반드시 당신과 내가 공통된 의견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당신은 오늘 이 자리에 올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최근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무엇을 배웠나. 강서 지역민들과 대화하고자 노력해봤나”라며 “그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해답은 그들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의 언어를 따르고, 갈등을 조장하려 하지 않는다면 기꺼이 대화할 의사가 있다”며 “하지만 현재로서는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영어로 말을 건넨 이유에 대해선 “우리의 일원이 됐지만, 현재로서는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제발 우리의 편에 서달라. 그리고 우리와 같은 언어로 말해달라. 민주주의의 언어로 말해달라”고 당부했다.

나아가 이 전 대표는 “여기서 내가 환자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 그는 도움이 필요한 상태니 꼭 그를 찾아가 대화를 나눠보라”고 지적했다. ‘진짜 환자’가 누구인지는 직접적으로 거명하진 않았다.

그러자 인 위원장은 웃음을 터트리며 “경청하러 왔다”고 답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다. ⓒ뉴스1

이 전 대표는 토크콘서트 질의응답 도중에도 인 위원장을 향해 “(국민의힘은) 혁신이라는 말을 통해 고쳐 쓸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 같다. 이제 엎어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조언을 건넸다. “말로는 또 혁신을 얘기한다”며 혁신위원회를 구성한 국민의힘을 비판하면서 나온 말이다.

이 전 대표는 “지금 제가 알기로 국민의힘에서 이준석이 아닌데 이준석 같은 사람을 찾고 있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데, 다만 이준석한테 해놓은 짓이 있기 때문에 이준석 아닌 이준석을 찾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이런 일이 계속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냥 자기가 가진 것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저는 그냥 어느 정도 내려놨다. 원래 개혁보다 혁명이 쉽다고 한다”며 “인요한 박사님, 이노베이션(혁신)보다는 레볼루션(혁명)이 나을 것 같다. Be a part of it(그 일부가 되라), 제발요”라고 당부했다.

인 위원장은 별다른 반응 없이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경청했다. 이후 토크콘서트가 끝나자 인 위원장은 곧바로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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