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윤 대통령, 박근혜 손잡고 우파 지도자 되고 싶나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만에 박근혜 전 대통령을 다시 만났다. 윤 대통령은 7일 오후 대구 달성의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해 면담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이 열린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만났다. 당시 해외순방을 마치고 곧바로 현충원으로 달려간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사적 위업을 이뤄냈다”고 상찬했다. 집권 과정과 민주주의 탄압은 접어두더라도 장기집권을 도모하다 측근의 총에 비참한 최후를 맞은 독재자를 기리는 곳에 현직 대통령으로 처음 갔다.

이번엔 직접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았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고 거듭 귀에 단 소리를 했다. 박근혜라는 인물은 박정희의 딸일 뿐만 아니라 그 후광으로 대통령에 올랐다 국민의 탄핵으로 쫓겨난 사람이다. 주권자를 대표하는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으로 이렇게 극진하게 대할 상대가 아니다.

모두 아는 것처럼 윤 대통령이 몸이 달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떠받드는 것은 내년 총선 때문이다. 1년 반 동안 전 정부 탓과 야당 죽이기로 허송세월하다 외교안보부터 경제, 복지까지 총체적 파국을 맞았다. 그에 대해 국민들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로 의사를 분명히 표출했다. 정부여당이 내년 총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국정기조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민의를 반영해 새 출발을 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권력은 폭주하며, 야당을 무시하고, 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그러고는 하는 일이 박근혜와 손을 잡는 그림을 연출하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윤 대통령 국정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크게 웃돈다. 믿었던 대구경북도 일부 조사에서 긍정과 부정이 팽팽하거나 부정이 더 높게 나오기도 했다.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그렇더라도 퇴행적 지역감정에 편승해 지지층을 결속하겠다는 것은 궁색하고 옹졸하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근 자신의 실정을 변명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회고록’을 언론에 연재하고 있다. 사실상 정치활동 재개이며, 대구경북의 실력자임을 시위하는 것이다. 결국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손을 잡는 것은 국가수반의 자리를 마다하고, 실패한 권력자에 기대 우파 지도자가 되겠다는 선언일 뿐이다. 국민도, 대통령 자신도 불행해지는 경험은 박근혜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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