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의대 증원 주장했다고 회원 징계 나선 의사협회

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증원을 주장한 의사에 대해 징계를 추진하고 있다. 의협은 언론 인터뷰 등에서 의대 정원 확대를 주장한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를 의협 중앙윤리위원회에 징계 심의를 부의했다. "인터뷰를 통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최소 5천500명의 의대 정원을 증원해도 30년 후에야 한국의 인구당 의사 수가 OECD 평균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거나 "부족한 의사 수를 늘리면 OECD 대비 과도하게 높은 우리나라 의사의 수입이 줄어 국민 의료비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의협은 이런 주장이 "주요 의료현안에 대해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지 않은 의견"이며, 따라서 "의료계에 대한 국민 불신을 초래했다"고 반박했다. "회원으로서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물론 김 교수의 의견이 대다수 의사와 다르고, 의협 집행부의 견해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징계를 내린다는 건 황당한 이야기다. 의사협회는 의료법에 따라 모든 의사가 가입해야 하는 '당연가입제'를 채택한 법정 단체다. 우리 사회의 모든 의사가 똑같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면 의협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건 당연하다.

결국 의협의 징계 추진은 집행부와 다른 견해를 가진 회원들의 입을 막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은 다수 국민들은 물론이고 대한병원협회처럼 의협과 가까운 관계에 있었던 단체들도 공감하는 정책이다. 사사건건 대립해 온 여야 정치권도 이 문제에서만큼은 비슷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도 유독 의협은 이를 반대해왔고, 정부와의 협의에서도 협상단을 교체하면서 강경한 입장을 강화하고 있다.

연합뉴스가 지난 4~5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6%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협 집행부의 생각은 대다수 국민들과 정반대인 셈이다. 나아가 내부의 다른 목소리를 힘으로 누르려 하는 건 민주주의의 기본조차 망각한 행동이다. 이런 행위는 의사 집단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더 나쁘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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