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이초 교사 사건 수사 종결...“학부모 범죄 혐의점 없어”

서이초 사망교사 49재인 지난 9월 4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 마련된 시민추모공간에서 추모객들이 적은 추모글들이 붙어있다. 2023.09.04 ⓒ민중의소리

경찰이 지난 7월 발생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수사를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하기로 했다.

서초경찰서 관계자는 14일 기자 브리핑에서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은 범죄 혐의점이 없어 이날 입건 전 조사(내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찰 조사 내용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심리 부검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고인은 작년 서이초에 부임 이후 학교 관련 스트레스를 겪어오던 중 올해 반 아이들 지도 문제, 학부모 관련 문제, 학교 업무 관련 문제와 개인 신상 등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부연했다.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학급 아이들 지도 문제와 아이들 간 발생한 사건, 학부모 중재, 나이스 등 학교 업무 관련 스트레스와 개인 신상 문제로 인해 심리적 취약성이 극대화돼 극단 선택에 이른 것으로 사료된다’는 요지의 고인에 대한 심리 부검 결과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이초 1학년 담임 교사였던 A(24)씨는 지난 7월 18일 오전 10시 50분께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고인이 학부모의 민원에 고통을 호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그은 이른바 ‘연필 사건’ 이후 학부모들이 A씨의 개인 전화번호로 여러 차례 연락하는 등 괴롭혔다는 의혹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은 이와 관련된 범죄 혐의점은 찾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과 학부모들 간 하이톡(업무용 메신저)과 문자 메시지 대화 내용, 업무용 PC와 노트, 일기장 등을 분석하고, 학부모들로부터 제출받은 휴대전화 포렌식 내용, (연필 사건) 학부모 중재 시 참석했던 동료 교사와 친구 등을 폭넓게 조사했으나 폭언 등의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학부모들이 A씨의 개인 전화번호로 전화를 건 기록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학부모가 고인에게 일반 전화로 건 것을 고인이 개인 전화로 착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A씨는 1개의 휴대전화에 업무용과 개인용 전화번호를 각각 부여받아 사용했는데, 학부모가 업무용 전화번호로 건 전화를 고인이 개인 전화번호로 건 것으로 착각한 것 같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고인과 통화를 한 적이 있는 학부모 2명의 휴대전화는 모두 포렌식을 진행한 반면, 고인의 휴대전화는 비밀번호를 풀지 못해 포렌식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은 휴대전화와 연동된 아이패드를 통해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중 동료 교사 2명과 함께 대화방에서 함께 대화를 나누며 고충을 토로한 내용이 있긴 했으나, 거기서도 역시 학부모에 대한 범죄 혐의점은 찾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 발생 이후 서초경찰서장을 팀장으로 한 20명 규모의 TF를 구성하고 고인의 유족과 동료 교사, 친구, 학부모 등 총 68명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또 경찰 조사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법의학자와 의사, 변호사 등 외부 위원이 참여한 ‘변사사건 심의위원회’도 열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경찰은 고인의 유가족에게도 충분히 수사 결과를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연필사건’ 고발 건과 명예훼손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별도로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8월 24일 교사단체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연필 사건' 학부모들을 협박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고, 해당 사건은 서초서로 넘겨졌다. 지난 9월 13일에는 ‘연필 사건’ 학부모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악플을 단 네티즌 20여 명을 고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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