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학살에 웃음짓는 무기업계, 1조 달러 육박하는 미 국방예산

2018년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군사훈련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두 달 만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470억 달러의 무기를 지원했는데 이는 미 국무부의 1년 치 예산과 맞먹고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데 쓰겠다고 한 금액보다 많다. 미국이 어마어마한 무기 지원을 하면서 레이시온은 생산 중단 예정이었던 스팅어 대공 미사일을 3억 4000만 달러어치를 팔았다.
미국에 위치한 세계적인 군수산업체 록히드 마틴과 레이시온의 최고경영자들이 전쟁 초기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을 거라고 주주들과 투자자들에게 말하고 다녔다. 그 정도로 전쟁은 군수업체에 호재다. 이것은 정당한자본주의적인 이윤 추구인가. 이것이 해결해야 할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하는 트루스아이웃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 US Arms Industry Profits From Gaza Genocide as Pentagon Budget Nears $1 Trillion

뉴욕타임스의 기사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 무기 판매 급증에 기여’.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등에서의 무력 충돌은 엄청난 인간적 고통과 부도덕한 상황을 초래하지만, 세계 무기업체의 이익 증가도 초래한다.

한때 이런 무기 판매는 최소한 ‘죽음의 상인’이나 ‘전쟁 이익 추구자’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이제는 무기업체에 대한 주류 언론과 미국 정치 제도권의 대우, 그리고 현재의 갈등의 성격 때문이다. 물론 미국의 무기산업은 이미 국제 시장을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미국 무기산업은 전 세계 모든 무기 판매의 45%를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과 다른 무기 판매국과의 격차는 미국이 현재의 갈등을 기회로 유럽과 중동의 동맹국을 더 많이 무장시키기 위해 노력하면서 더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중계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연설에서 “제2차 세계 대전과 마찬가지로 오늘날 애국적인 미국 노동자가 민주주의의 무기고를 채우고 자유의 사명을 수행하고 있다”며 미국 무기산업을 매우 긍정적으로 묘사했다.

정치 선전의 관점에서 보면, 바이든이 이스라엘이나 우크라이나 등 전쟁 중인 국가에 무기를 공급함으로써 이익을 챙기는 거대 기업이 아니라, 무기 생산에 참여하는 노동자를 초점을 맞춘 것은 매우 영리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거대 무기기업이 전쟁을 이용해 수익을 챙기고 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 수익 중 상당 부분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경영진의 연봉과 주식 매입으로 들어가 주주 수익을 더욱 증대시킨다는 점이다.

바이든은 또한 위의 연설을 십분 이용해 외국에 대한 군사적 지원과 무기 판매가 미국 경제에 얼마나 좋은지를 자랑스럽게 강조했다. “우리는 재고로 쌓여있던 장비를 우크라이나로 보낸다. 그리고 의회가 할당해주는 자금으로 우리 기업과 정부의 비축량을 새로운 장비로 보충한다. 미국을 지키고, 미국에서 생산된 장비로 말이다. 애리조나에서 제조된 방공포대용 패트리어트 미사일,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텍사스 등 전국 12개 주에서 제조된 포탄, 등등 그 종류는 아주 많다”.

쉽게 말해 군산복합체가 미국 정치 제도권의 최상위층으로부터 찬사를 받고 엄청난 돈을 쓸어 담으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군산복합체가 정말 민주주의의 병기인가? 아니면 군산복합체가 민주주의 국가부터 독재 국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가에 자기 상품을 팔아넘기는 비도덕적인 기업인가?

무력 충돌을 연장하는 무기 공급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것을 미국이 제공하는 게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거기에 수반되는 외교적인 전략 없이 무기만 보내는 것은 미국, 나토(NATO), 러시아 간의 훨씬 더 직접적이고 파괴적인 충돌로 확대될 수 있는 끝없는 전쟁, 그리고 거기에 수반되는 무기업체의 끝없는 이익을 위한 레시피일 뿐이다.

우크라이나에게 무기를 공급할 때 그 공급처가 거대 기업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이 자선 차원에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레이시온의 CEO 그레고리 헤이즈는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우리가 이런 시스템, 이런 무기를 만드는 것에 대해 변명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시간이 지나면 비즈니스에서 이익을 볼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현재 우크라이나로 지급되는 모든 무기는 국방부나 NATO 동맹국의 비축물자에서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희소식이다. 이것은 결국 보충돼야 하기 때문이다”.

헤이즈는 최근에도 월가 분석가들과의 대화에서 바이든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패키지와 관련해 비슷한 발언을 했다. “재고를 계속 보충돼야 한다. 게다가 미 국방부의 재고 상한선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어 우크라이나에만 무기를 공급해도 향후 몇 동안 10~12%의 수익률로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된다”.

이런 직접적인 이익 외에도 더 큰 문제가 있다. 거대 무기업체가 전쟁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필요한 규모를 훨씬 넘어서는 다양한 조치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덜 제한적인 다년 계약, 가격 후려치기에 대한 보호 조치 완화, 해외 판매에 대한 신속한 승인, 새로운 무기 공장 건설 등이 포함된다. 이 모든 것이 향후 몇 년 내에 1조 달러에 달할 정도로 국방부 예산이 급증하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스라엘을 무장시키는 것도 문제가 많다. 최근 바이든은 이스라엘에 대해 140억 달러 규모의 긴급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 하마스가 10월 7일 아무리 끔찍한 공격 자행했어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권이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을 상대로 벌인 전면전을 정당화할 수 없다. 팔레스타인인이 이미 만 명 이상 살해됐고, 앞으로도 수많은 추가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런 파괴적인 접근 방식은 어떤 식으로도 민주주의 수호라는 명분에 부합하지 않는다. 가자지구에서 이익을 얻는 무기업체들이 인도주의적 재앙의 확산에 연루된 것뿐이다.

탄압 조력자, 민주주의 억압자

최근 주류 언론이 거의 간과하는 사실이지만 옛날부터 미국 무기업체들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기는커녕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곳곳에서 더 큰 억압과 분쟁을 조장하는 데 일조해 왔다. 예를 들어 퀸시연구소의 2022년 보고서에서 당시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던 46건의 분쟁 중 34건에 미국 무기를 사용하는 당사자가 있었다. 그중 대부분은 미국 무기가 최소한 한 세력의 군사적 능력의 주축이었다.

미국의 무기가 독재체제의 민주화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통계 확인이 가능한 가장 최근 연도인 2021년에 미국은 민주주의, 정치적 자유, 인권의 세계적 동향을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자유롭지 않은’ 국가로 지정한 31개국의 정부에 무기를 공급했다.

최근 미국 무기업계가 엄청난 수의 민간인 사망자를 초래한 가장 심각한 사례는 2015년 3월에 시작돼 아직 끝나지 않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주도 연합군의 예멘 내전 개입을 들 수 있다. 지금은 예멘 내전이 비교적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부분적인 봉쇄가 계속되고 있어 수백만 예멘인이 불필요한 고통을 겪고 있다. 그동안 에멘에는 폭격과 지상전투, 그리고 봉쇄의 영향으로 거의 4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중에서 민간인 사망의 대부분은 미국의 비행기와 무기를 사용한 사우디의 공습 때문이었다. 레이시온과 록히드마틴의 폭탄이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아 주기 지역, 공장, 병원, 결혼식장, 심지어 학교 버스까지 폭격하는 일은 일상적으로 일어났다.

자회사의 무기가 어떻게 사용됐는지 책임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대해 무기업체는 일반적으로 정부 정책을 따르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며 소극적인 방관자처럼 행동한다. “방산 수출은 미국 정부의 규제를 받으며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정책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행정부와 의회의 승인을 받는다. 사우디에 대한 정밀 유도탄 판매와 관련해 우리는 미국 법을 준수해 왔으며 앞으로도 준수할 것”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는 록히드마틴처럼 말이다.

미국의 무기업계가 국가 정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뻔한 얘기지만 무기업계가 단순히 미국 법을 준수하는 것이 아니다. 무기업계는 무기 판매를 제한하려는 입법 노력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자기를 규제하는 법률의 입법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한다. 일례로 레이시온은 사우디에 대한 정밀 유도탄 판매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막후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2018년 5월 당시 CEO였던 토마스 케네디는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인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당-뉴저지 주) 의원실을 직접 방문해 거래를 보류하도록 압력을 가했고,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암살된 이후에도 사우디 정권과 지속적으로 거래하기 위해 피터 나바로 대통령 무역고문을 비롯해 트럼프 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했다.

미국 무기를 쓰는 주요 인권 침해국에는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이집트, 터키, 나이지리아, 필리핀 등이 있다. 미국 무기는 수많은 사상자를 낳고, 해당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정권들을 지원할 때가 많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미국은 무기 수출을 더 면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무기업체는 무기 판매 승인 절차를 점점 ‘간소화’하고 외국 정권의 인권 기록이나 미국이 겉으로 장려하는 가치에 대한 지지 여부에 관계없이 외국 정권을 더욱 쉽게 무장시킬 수 있는 수많은 조치가 시행되도록 많은 노력을 벌여왔다. 그 대표적인 예는 오바마 정권과 트럼프 정권 기간 동안 무기업계가 대대적으로 추진한 ‘수출통제 개혁 이니셔티브’이다. 무기업계는 또 성공했다. 총기 수출에 대한 조사가 더욱 완화됐고, 향후 미국에서 생산된 무기가 독재자, 테러리스트, 범죄 조직 등의 손에 들어갈 수 있는 판매의 길이 열렸다. 이제 무기업계가 추진하는 것은 무기를 더 신속하게 수출하기 위해 국방부가 무기업체와 외국 정부 간의 중개자 역할을 하는 ‘대외군사판매 프로그램’의 개혁이다.

군산복합체 통제하기

무기 수출에 더해 이미 엄청난 규모의 무기 제조 기반을 확대하려는 의지는 무기업체의 가격 후려치기만 가져올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런 미래를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막아야 한다. 군산복합체에 대한 의회의 강력한 감독 기능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기, 미국 안보에 대한 도전이 거셌을 때조차도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해리 트루먼은 전쟁을 이용한 수익 창출을 근절하기 위한 위원회를 설립한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

그렇다. 당신의 혈세가 더 많은 무기를 만들고 더 많은 무기를 외국에 팔기 위해 낭비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합법적인 방어 목적으로 무기가 쓰이는 만큼 분쟁과 억압을 부추기는 목적으로도 무기가 쓰이고 있으며, 거대 무기업체와 그 경영진이 돈을 벌면서 국민의 혈세가 더 필요한 점점 더 많은 비용이 들고 있는 분쟁에 미국이 휘말린다는 점이다.

이런 판매 러시를 늦출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의회가 무기 수출을 검토하는 방식을 뒤집는 것이다. 현재 의회가 미심쩍은 무기 판매를 막으려면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대통령의 거부권을 막을 수 있는 수의 표가 필요하다. 하지만 무기업체들이 국회의원에게 주는 수백만 달러의 선거자금 덕분에 그동안 이 기준이 충족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이것을 완전히 뒤집어 무기를 주요 국가에 팔 때마다 무기업체가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 위험한 거래를 막을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미국 무기 업계를 ‘민주주의의 무기고’라고 칭송하는 것은 그것이 역으로 미국의 안보를 약화시키고 세금을 낭비하게 만드는 수많은 방법을 가려줄 뿐이다. 군산복합체를 낭만화하기보다는 더 강력한 민주적 통제하에 두어야 할 때다. 수많은 사람의 생명이 여기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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