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독립전쟁영웅실 홍범도·김좌진·안중근 명패까지 다 들어낸다 “30일까지”

우원식 의원 “민심에 반하는 역사 쿠데타, 반드시 심판받을 것”

2018년 3월 1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독립전쟁 영웅 흉상 제막식에서 이종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장, 이준식 독립기념관장 등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김완태 육군사관학교장을 비롯한 군 관계자, 사관생도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흉상은 왼쪽부터 홍범도 장군, 지청천 장군, 이회영 선생, 이범석 장군, 김좌진 장군. (육군사관학교 제공) 2018.3.1. ⓒ뉴스1

육군사관학교 충무관에는 홍범도·김좌진 장군, 안중근 의사 등 독립전쟁 영웅들을 기리기 위한 ‘독립전쟁영웅실’이 있다. 육사는 이 공간에 있던 모든 전시물을 오는 30일까지 완전히 철거한다. 독립전쟁 영웅 이름이 적힌 명패도 들어낸다. 대신 이곳에 “사관생도의 국가관과 안보관 등을 함양할 수 있는 콘텐츠”로 조성한다는 게 국방부의 계획이다.

17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노원을)이 국방부로부터 받은 답변자료에 따르면, 육사는 독립전쟁영웅실에 대한 철거를 지난 16일 이미 시작했고 이달 30일까지 완료한다고 밝혔다.

홍범도·지청천·이범석·김좌진 장군, 이회영 선생, 안중근 의사 등 독립전쟁 영웅의 이름을 붙여 조성한 이 공간에는 이들 영웅을 기리기 위한 여러 전시물, 영웅 후손이 기증한 책자 등이 있었다. 육사는 이 전시물을 모두 들어낸 뒤 “국난극복사를 학습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관생도의 국가관, 안보관, 역사관을 함양할 수 있는 콘텐츠로 구성하기 위해 전쟁기념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구성을 참고하여 보완하고 11월 30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라는 게 국방부의 답변 내용이다.

우 의원은 “지난 세기 우리 선열들께서 펼치신 독립전쟁은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자랑스러운 역사임에도 ‘친일 뉴라이트 사관’을 바탕으로 한국군의 전사(前史)에서 독립군과 광복군의 역사를 지워버리려 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국회의원 181명이 독립영웅 흉상과 독립전쟁영웅실 존치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고, 육사에 직접 전달했음에도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철거를 강행하고 있다는 것은 민심에 반하는 ‘역사 쿠데타 행위’로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립운동유공자단체들은 순국선열의 날을 맞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전쟁영웅 흉상 및 독립전쟁영웅실 존치를 촉구했다.

독립운동유공자단체들은 “광복은 우리 선조들이 나라의 주권을 빼앗긴 날부터 나라의 주권을 되찾는 날까지 빛나는 ‘독립전쟁’의 역사 속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싸워 이겨낸 결과”라며 “많은 선열이 겪어야만 했던 강제이주의 아픔을 이 대한민국 땅에서 다시 겪게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제와 맞서 싸울 수 있는 군대를 만든 이들 독립전쟁 영웅의 살아있는 정신을 육사 생도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흉상은 우리 국군의 간성을 교육하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육사 내 독립전쟁 영웅 흉상을 철거하겠다던 윤석열 정부는 아직 세부적인 일정을 잡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추진은 향후 언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묻는 우 의원실의 질문에 “홍 장군 흉상을 포함한 육사 교내 기념물 재정비는 현재 ‘기념물 종합계획’을 수립 중이며, 이전 관련 세부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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