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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 칼럼] 우리 아이 비만 치료, 적절한 시기가 있을까?

최근 만 11살의 아이가 엄마와 함께 한의원을 찾아왔습니다. 아이의 고민은 키가 친구들보다 작다는 것이었고, 엄마는 더불어 아이의 살을 걱정했습니다.
“아이가 먹는 것도 잘 먹고 편식 같은 것도 잘 안 해서 어릴 때는 그게 좋다고 생각했는데, 먹는 게 다 옆으로 가고 위로는….. 몸집은 또래 친구들보다 큰데, 키가 작으니까 이대로 안 클까 봐 좀 무서워서 와봤어요”

소아청소년의 경우 비만에 일률적인 기준(성인은 체질량지수(BMI) 25이상이면 비만)을 두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키와 체중이 늘어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성, 연령별 BMI가 95 백분위수 이상일 때를 비만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만 9세까지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BMI 백분위가 비슷하지만, 만 10세부터는 격차가 벌어지면서 남자아이는 만 14세일 때는 BMI가 26을 넘어가야 비만이지만, 여자아이는 BMI가 25만 넘어가도 비만이라고 정의됩니다.

그런데 상기한 것처럼 아이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키와 체중이 증가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인데, 비만 치료가 필요할까요? 필요하다면 그 적절한 시기를 특정할 수 있을까요?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되는 마음과 동시에 위와 같은 의문이 들면서 조금은 안심하고 싶어하시리라 봅니다.

하지만 아이의 체중은 엄마 배에 있을 때 엄마의 영양상태와 식습관에서부터 태어나서도 부모의 식습관에 영향을 받습니다. 아이의 비만에 부모의 기여도가 크다는 것이지요. 한 연구를 보면 TV를 시청하는 시간과 비만 사이에도 일정한 관계가 있었다고 합니다.

또 여자아이의 경우에는 비만이 초경을 앞당기면서 사춘기 시기의 자아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남녀를 막론하고 비만이 성장에 영향을 미치며, 통계적으로 소아 비만인 경우 성인 비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몇 년 뒤 미래 아이의 건강상태가 지금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은 시사합니다.

그리고 2022년 비만 진료 지침을 참고하면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는 약이나 수술이 아니라 ‘식사치료, 운동치료, 행동치료를 포함한 포괄적 생활습관 교정’을 첫 번째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아이의 자제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합니다.

즉, 우리 아이가 비만하게 된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아이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지금 아이가 치료받는 데 가장 큰 역할을 미치는 것도 부모이기 때문에 아이의 비만에 관심을 갖으셔야 합니다.

밝은 모습의 어린이들 ⓒpixabay

우리 몸의 지방세포는 성인기가 되면 그 숫자가 안정되면서, 죽고 새로 생성되며 교체만 될 뿐 비슷한 숫자를 유지합니다. 성인이 되면 체중을 감량해도 지방세포의 크기만 작아질 뿐 지방세포 숫자는 줄지 않아서 나중에 칼로리가 과잉 공급될 경우 다시 비만이 되기 쉬워진다는 얘기죠. 따라서 지방세포 숫자가 크게 증가하는 사춘기 전후에 체중 조절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춘기가 오기 전부터 체중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생활 교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야합니다.

꼭 도와줘야 할 부분을 짧게 정리하며 칼럼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윗글이 기억이 안 나더라도 아래는 기억하고 계시면 아이의 비만 관리에 충분히 도움을 주실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1. 소아비만의 원인은 부모가 대부분 제공한다.
2. 소아비만을 치료하는 데 부모의 역할이 가장 크다.
3. 소아비만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기는 2차 성징 전후이다.
4. 2차 성징은 아이의 성장과도 관계가 깊으므로 절식하거나 한 영양소만 과잉공급하거나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성인식 다이어트 방법은 적절하지 않다.
5. 소아청소년은 키가 지속 성장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체중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생활습관(음식, 운동, 행동 등) 교정에 힘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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