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정부 행정전산망인 '새올'과 사회보장통합정보시스템 '행복이음'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1.19. ⓒ뉴시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20일 행정안전부가 ‘국민 대통합 김장 행사’를 이유로 지방 공무원들을 강제 동원하려는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공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행안부가 27일 킨텍스에서 ‘국민 대통합 김장 행사’를 하겠다며 각 시도 및 전국 226개 시군구에 동원령을 내리고, 행사 장소에서 영상을 송출하겠다며 5명 이상의 지역민이 하나 된 대한민국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는 응원 메시지도 녹화해서 보내라고 한다”며 “전국의 재료를 하나로 모아 김치를 담그며 외국인 근로자, 장애인, 청년·노인, 탈북민 등 국민 통합 의미를 상징하는 인원을 모아놓고 ‘2023 대통합 김장,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한다. 이 시국에 과연 누구를 위한 ‘선전용 행사’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공노총은 “이미 정부 각 부처와 지자체들은 해마다 김장 나누기 행사를 하며 소외된 이웃에 대한 나눔 행사를 정례화해 운영해 오고 있다”며 “가뜩이나 바쁜 연말, 행정 현장에 직접 나가 소외된 이웃을 돌봐도 시원치 않을 판국에 전국 각지 공무원을 홍보용 김장 행사를 위해 한자리에 모이라니 국가 행정사무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에서 추진한 업무가 맞는지 두 눈을 의심케 한다”고 꼬집었다.
특히 공노총은 “행안부는 제 본분을 망각하지 말라”며 초유의 행정 전산망 마비 사태를 언급했다.
공노총은 “지난 주말 지방 행정 정보시스템 장애로 수많은 민원인이 불편을 겪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총책임자인 행안부 장관은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국에 네트워크 장비 탓만 하며 그저 ‘송구하다’는 말 한마디로 책임을 다하겠다는 태도”라며 “지금도 전국의 민원 담당 공무원 노동자들이 수많은 민원인으로부터 전산망 오류와 관련해 대신 뭇매질당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 행안부는 심각성을 모른 채 전국 각지 공무원을 교통비도 지자체 부담으로 떠넘기면서 한자리에 모이게 해, 홍보용 ‘보여주기식 행사’에 강제 동원하려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공노총은 “행안부의 미숙한 행정 운영이야말로 국민 대통합에 찬물을 끼얹는 오류”라며 “행안부가 중앙과 지방, 나아가 국정을 통합하고 정부 혁신을 선도하는 부처로서 제 역할을 하고자 한다면, 사진만 찍고 빠지는 속 빈 전시용 행사 기획 말고 현장을 돌며 지방 행정 재정 지원, 공공안전 및 재난 관리, 취약계층 지원 사회복지 등에 문제는 없는지 내리 살피는 ‘민생행정’을 펼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