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불법촬영 피해자 “거부 의사 무시하며 촬영 반복...유출 두려웠다”

축구 국가대표 선수 황의조 씨 불법 촬영 사건 피해자 측이 “피해자의 거부 의사 표현과 삭제 요구가 계속 있어왔지만 황의조 선수는 이를 무시했고 불법 촬영이 반복됐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사생활 영상 유포에 따른 고소인 신분에서 불법 촬영 혐의 피의자로 전환된 황 씨는 영상에 관해 “당시 연인 사이의 합의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인 이은의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내 “피해자는 당초 황 선수가 촬영하는 경우 이에 동의한 바가 없었고 이런 일들을 아는 경우 ‘싫다’는 의사를 밝히며 촬영한 직후 지워달라고 요구했다”며 “황 선수가 이를 동의받았다고 임의로 생각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또 이번 사건으로 수사를 받으면서는 촬영이 있었는지 자체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잇따른 불법 촬영에 “피해자가 할 수 있었던 일은 황 선수에게 촬영물을 삭제해달라고 계속 부탁하는 것뿐이었다. 피해자는 화도 나고 불안했지만, 황 선수가 그러한 불법 촬영물들을 가지고 있으니 혹여라도 이를 유출할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유출에 대한 두려움으로 피해자는 황 선수에 대해 거칠게 화를 내거나 신고하기도 어려웠다. 대게의 면식 있는 관계에서 불법 촬영물 사건에서 그러하듯, 피해자는 황 선수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고 원만한 감정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영상이 유포자로부터 온라인상에 불법으로 게시된 뒤, 유포자에 대해 즉각 고소에 나선 황 씨와 달리 피해자는 그럴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영상물이 유포된 이후 피해자는 황 선수에게 앙심을 품은 유포자가 추가로 영상을 유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제대로 잠든 날이 없을 정도로 불안했고, 자신처럼 불법 촬영 피해를 입었다면서 어떻게 남의 영상을 유포할 수 있는지 분노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는 영상이 추가로 유포되거나 자신이 피해자임이 알려질까 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황 씨가 피해자에게 ‘유포자를 빨리 잡으려면 피해자가 유포자를 고소해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깊은 고심 끝에 피해자는 경찰에 유포자의 불법 유포에 대하여도 황 선수의 불법 촬영에 대하여도 정식으로 고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유포자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 중 “유포자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는 점과 황 선수가 그런 유포자에 대하여 처벌불원 의사를 제출하였다는 점, 구속심사에서 유포자가 법정에서 한 진술을 통해 갖게 된 황 선수의 추가 범죄혐의 의혹 등”으로 당혹스러워진 피해자의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전날 언론 보도로 불법 촬영 피의자 신분 조사 사실이 알려지며 황 선수가 ‘합의한 촬영’이라고 반박에 나선 데 대해 “거짓말로 피해자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는 오명을 뒤집어쓸 이유가 없고,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이 영상이 유포되지는 않았으니 침묵하고 있을 뿐 얼마나 불안해할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에 이대로 황 선수의 범죄행위를 묵과할 수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여전히 불안하고 힘겨운 상황이지만 이제 잘못을 바로잡고 더 이상의 피해를 근절하겠다는 간절함”으로 나선다고 피해자의 심경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