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랑과 연대, 오늘의 가치를 담은 이야기, 뮤지컬 ‘렌트’

뮤지컬 ‘렌트’ 공연사진 Rent ⓒ사진 제공 신시컴퍼니

한때 영화배우 제임스 딘은 청춘을 상징하는 존재였다. 24세의 나이에 죽었지만 1950년대 흑백 영화 속 제임스 딘은 영원한 청춘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청춘의 상징은 우리나라 영화에도 등장했다. 1997년 영화 ‘비트’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20대 정우성의 모습은 단박에 새로운 청춘의 상징이 되었다. 청춘의 상징은 영화 속에만 있지 않다. 공연 무대에도 청춘은 늘 반항과 저항, 도전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뮤지컬에도 ‘청춘’을 상징하는 작품들이 있다. 뮤지컬 ‘렌트’가 그중 하나다.

폭발하는 청춘을 노래하는 뮤지컬 ‘렌트’가 9번째 시즌을 맞았다. 이번 공연은 역대 최고 공연이라는 평을 받았던 2020년 시즌 멤버들과,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이 무대에 올랐다. 뮤지컬에 크게 관심이 없어도 한 번쯤 들어봤을 이 작품은 원작 ‘라보엠’ 탄생 이후 100년이 넘는 역사를 함께 하고 있다.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ême)’의 현대판 뮤지컬 ‘렌트’


뮤지컬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ême)’을 현대화한 작품이다. 오페라 ‘라보엠은 예술과 가난 속에서 성장통을 겪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브로드웨이 천재 극작가이자 작곡가 조나단 라슨은 원작 오페라 ‘라보엠’에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 새로운 뮤지컬을 탄생시켰다. 1996년 150석 소극장에서 처음 공연된 이 뮤지컬은 조나단 라슨이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서 살며 겪었던 이야기를 록, R&B, 탱고, 발라드, 가스펠 등 다양한 음악을 빌어 오페레타(대중적인 음악 희극, 소형의 오페라)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뮤지컬 ‘렌트’ 공연사진 La Vie Boheme ⓒ사진 제공 신시컴퍼니

‘렌트’의 주인공들은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이다. 이스트 빌리지는 곧 헐리고 재개발이 될 곳이다. 하지만 이 재개발 지역에는 떠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과 가난한 예술가들이 살고 있다. 이곳은 그들에게 삶의 터전이기도 하고 창작의 근원지이기도 하며 공연장이 되기도 한다.

안정된 삶을 마다하고 이스트 빌리지에 들어온 비디오 아티스트 마크, 에이즈 때문에 자살한 연인을 위해 음악을 만들려는 가난한 작곡가 로저, 에이즈 보균자이면서 마약 중독인 미미, 거리의 드러머인 여장 남자 엔젤, 컴퓨터 천재이자 대학교수인 콜린, 행위예술가이자 동성애자인 모린은 작품 속 등장인물이다. 조나단 라슨 자신과 친구들을 모델로 탄생한 이 인물들은 뮤지컬 ‘렌트’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이다.

“우리에게는 오직 오늘뿐!(No day but today!)”


무대 위로 돌아가 보자. 로저는 미미에게 첫눈에 끌리게 되고 사랑과 오해, 갈등을 겪으며 위태로운 사랑을 이어간다. 엔젤은 자신이 에이즈 환자임에도 삶의 희망을 놓지 않고 콜린을 조건 없이 사랑한다. 모린은 이스트 빌리지 철거에 반대하는 공연을 멋지게 마무리한다. 하지만 가난과 좌절뿐인 현실에서 이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렌트’는 철골 구조가 앙상하게 드러난 폐허 같은 이스트 빌리지를 배경으로 한 번의 무대 전환 없이 한 공간에서 이어진다. 언제 무너져 내릴지 모를 위태로운 건물은 위태로운 청춘들의 모습을 닮아 있다.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동성애, 에이즈, 마약 등의 소재들이 여전히 낯설다. 그러함에도 서로 사랑하고 함께 손을 잡고 오늘의 가치를 몸으로 보여준다. 이들의 이야기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아름답고 낭만적인 이유다.

뮤지컬 ‘렌트’ 공연사진 Another Day ⓒ사진 제공 신시컴퍼니

마크, 로저, 미미, 엔젤 등 신년 맞이 파티를 위해 모인 이들이 부르는 ‘La Vie Boheme’과 뮤지컬 ‘렌트’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Seasons of Love’는 1막의 마지막과 2막의 시작을 알리는 넘버로 유명하다. 보는 즐거움과 듣는 짜릿함을 만족시키는 이 곡들은 자유와 사랑이라는 작품의 주제를 잘 보여준다. 이 외에도 키보드,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5인조 록 밴드가 록, R&B, 탱고, 발라드, 가스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송스루 형식으로 42곡을 선보인다.

‘렌트’가 오랜 시간 사랑을 받고 공감을 일으키는 것은 ‘동시대성’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작품 속 인물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들의 미래는 바로 우리의 현재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오직 오늘 뿐!(No day but today!)”을 노래하는 ‘렌트’의 청춘이 오래도록 아름답기를. 반항과 저항, 도전과 실패, 사랑과 이별이 오늘의 청춘들에게도 허락되기를.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이 공허한 문장으로 남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뮤지컬 ‘렌트’는 2024년 2월 25일까지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렌트’

공연날짜 : 2023년 11월 11일(토) ~ 2024년 2월 25일(일)
공연장소 : 코에스 신한카드 아티움
공연시간 : 화~금요일 19시 30분/토, 일요일 14시, 19시/월요일 공연 없음
러닝타임 : 160분
관람연령 : 14세 이상 관람가
극본, 작사, 작곡 : 조나단 라슨(Jonathan Larson)
브로드웨이 협력 연출 : 엔디 세뇨르 주니어(Andy Señor Jr.)
국내협력연출 : 이재은
국내협력안무 : 황현정
음악감독 : 오민영
출연진 : 로저 장지후, 백형훈/마크 정원영, 배두훈/미미 김환희, 이지연/엔젤 김호영, 조권/콜린 윤형렬, 임정모/모린 전나영, 김수연/조앤 정다희, 배수정/베니 구준모 외
티켓예매 : 인터파크 티켓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