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각계 원로들이 ‘진보정치연합 원탁회의’ 구성을 진보정치세력과 시민사회단체들에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정치발전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진보세력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취지다.
종교·언론·교육·학술·법조·문화·예술·노동·농민·시민·사회 등 각계 원로들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제안자 모임 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제안했다. 이날 기준으로 119명의 원로들이 제안자로 참여했으며, 향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제안문을 통해 “윤석열 정권 1년 반 만에 나라 형편과 민중의 삶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검찰독재, 민생파탄, 전쟁위기, 주권유린, 생태파괴, 노동탄압, 언론장악이 도를 넘고 있다”며 “이대로 간다면 우리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일군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는 벼랑으로 내몰릴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도 여론조사 결과 무당층이 약 30%에 육박하는 현실은 우리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며 “그것은 지난 촛불항쟁으로 등장한 문재인 정권 5년의 한계에 더해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제1야당에 대한 깊은 실망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희망의 대안정치를 기대했던 진보정당들의 현재 모습에 대한 엄중한 경고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민주당은 더 발전시켜야 마땅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마저 후퇴시키려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며 “과거 병립형은 물론이고 권역별 준연동형도 명백한 개악이다. 선거법 개악은 국민의 정치 무관심과 투표 기권을 조장해 총선 참패를 초래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민주당의 선거법 개악을 저지하기 위해서라도 제 진보정당과 민중·시민사회단체들의 연대에 기초한 힘 있는 진보정치연합은 너무나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들은 제 진보정당과 민중·시민사회단체들을 향해 “윤석열 심판 범국민적 투쟁을 더욱 확대 강화하면서 내년 4월 총선에서 반드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정치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다만 “지금과 같이 제 진보정당들이 흩어져 있어서는 노동자 민중, 시민의 요구를 대변할 튼튼한 원내 교두보 확보도 쉽지 않을 뿐더러, 양강구도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비전을 내건 대안의 진보정치연합으로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희망을 찾지 못하는 진보개혁적 국민의 온전한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며 “그 힘으로 총선에서 승리하고 민주당의 한계를 넘어 주권·민생·민주·평화·통일·생태의 가치를 전진시켜 나가야겠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이를 위해 ‘진보정치연합 원탁회의’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사회 각계 인사들로 구성된 제안자 모임과 제 진보정치세력, 민중·시민사회단체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공식 논의기구를 만들자는 것이다. 여기서 진보정치세력이란 기본적으로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 등 4개 진보정당을 일컫는다.
이들은 “이 원탁회의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성찰과 혁신, 진보세력의 화해와 단합을 위한 프로그램에서부터 선거법 개악 저지 및 위성정당 방지,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공동실천, 진보정치의 새로운 공동비전, 총선 공동 강령과 주요 정책 등 22대 총선에서 진보정치연합의 구성과 이를 통한 승리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양자-다자 대화를 통해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 원탁회의에서 제 진보정치세력들 간의 이견과 갈등을 조정하고 새로운 진보정치연합의 비전, 조직과 지지의 확충을 통해 총선 승리에 기여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종교계 원로인 함세웅 신부(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는 “제가 신학을 배우면서, 또 기도하면서 늘 간직하고 있는 가치는 초심”이라며 “초심,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서 혼탁한 사회공동체를 바꿔야겠다고 다짐하는 게 진보정치연합 원탁회의의 가장 바탕이 되는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제가 하는 역할은 좋은 뜻을 가지고 있는 많은 분들의 내용을 모아 하늘에 봉헌하고, 선조에게 봉헌하고, 겨레에 전달해서 이 사회를 아름답게 변혁시키는 것”이라며 “언론인의 쇄신과 정치권의 회개를 함께 요청하면서 좋은 뜻을 가진 진보·청년·여성의 합심을 통해 아름다운 공동체를 꼭 이룩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노동계 원로인 권영길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정치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정치개혁은 정당개혁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며 “지금 한국정치를 좌지우지 하고 있고, 국정을 담당했고 담당하고 있는 이른바 양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정당개혁을 할 자격도 능력도 없음을 국민들이 이미 판단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당개혁의 핵심적인 요소이자 출발이 현재 갈려져 있는 진보정당, 진보정치 조직들이 하나로 뭉치고 단결하고 연대하고 연합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대표를 역임했던 권 전 위원장은 “진보정당의 하나됨이, 진보정당이 걸어가는 길이 한국정치를 바로 세우고 나라를 바로 세우는 것임을 저는 민주노동당을 통해 확인했다”며 “그런데 그 민주노동당이 분열돼 현재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으로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4개 정당이 정말로 한국정치를 바로세우고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고자 한다면, 정말로 기후위기와 여성 문제에 대응하고자 한다면, 불평등한 사회를 평등한 사회로 만들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하나가 돼야 한다”며 “그래서 우리는 일차적으로 진보정당들에게 연대, 연합을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 신부와 권 전 위원장, 신필균 사무금융 우분투재단 이사장, 김귀옥 한성대 교수 등 제안자 모임은 바로 다음날인 29일부터 제 진보정당과 민중·시민사회단체를 직접 방문해 원탁회의 참여를 제안하고, 나아갈 방향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또한 기자회견을 한 이날부터 ‘진보정치연합을 바라고 지지한다’는 내용으로 온·오프라인상에서 최소 1만명 참여를 목표로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진보정치연합 원탁회의 제안자 명단 (부문별 가나다순, 28일 기준)
▶ 종교(18명) 김상근 목사, 전 KBS 이사장 김영주 목사 나핵집 목사 남재영 목사 안재웅 목사 유원규 목사 이해동 원로목사 정진우 목사 송기인 신부,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상임고문 송년홍 신부 안충석 신부 양홍 신부 함세웅 신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 명진 스님, 사)평화의길 이사장 진우 스님 청화 스님, 전 조계종 교육원장 허정 스님 행운 스님
▶ 언론(10명) 김중배 전 MBC 사장 신홍범 전 조선투위 위원장 유숙열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 동아투위 위원장 이완기 새언론포럼 회장 임재경 전 한겨레신문 부사장, 초대 편집인 전진우 전 동아일보 대기자, 80년 해직 언론인 조성호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현이섭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 교육·학술(15명)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 강정채 전 전남대 총장 김귀옥 한성대 교수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김민곤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나원준 경북대 교수 류진춘 경북대 명예교수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백도명 서울대 교수 이광수 부산외대 교수 이부영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이석영 전 전북대 교수 이홍길 전남대 명예교수 장임원 전 중앙대 교수/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공동의장 정진후 전 경주대총장
▶ 법조(6명) 권정호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집행위원 김형태 변호사, 천주교인권위원회 위원장 박성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창립회원 박용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창립회원 안영도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회장 최병모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 문화·예술(8명) 김정헌 화가 박재동 화가 신학철 화가 염무웅 문학평론가 윤정모 소설가,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임진택 판소리 명창 임헌영 문학평론가,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현기영 소설가
▶ 노동(24명) 강규혁 현 서비스연맹 위원장 강성남 전 언론노조위원장 권영길 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경자 전 민주노총 수석 부위원장 김국진 전 사무금융노련 위원장 김도환 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김명환 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상구 전 금속노조 위원장 김태선 전 정보경제연맹 위원장 나순자 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남상헌 민주노총 지도위원 박상철 전 금속노조 위원장 박순희 민주노총 지도위원 박인숙 전 민주노총 여성위원장 백석근 전 건설산업연맹 위원장 이수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용길 전 민주노총 회계감사(전 노동당 대표) 이재진 현 사무금융노련 위원장 정갑득 전 금속노조 위원장 정윤광 전 민주노총 정치위원장 채운석 전 사무금융노련 위원장 천영세 민주노총 지도위원 최순영 전 YH무역 노조 지부장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홍희덕 전국민주연합노조 지도위원
▶ 농민(11명) 문경식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박흥식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광석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정현찬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서경원 전 가톨릭농민회장, 전 국회의원 한도숙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이길재 전 가톨릭농민회장 이상식 전 가톨릭농민회장 배삼태 전 가톨릭농민회장 송남수 전 가톨릭농민회장 정한길 전 가톨릭농민회장
▶ 시민·사회(27명) 권형택 경기중부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상임대표 김경민 YMCA 사무총장 류종렬 전 흥사단 이사장 문국주 6월 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박영호 한청협전국동지회 회장 방용승 전북겨레하나 상임이사 배다지 겨레의 길 민족광장 상임의장 신필균 사무금융 우분투재단 이사장 안영민 전대협동우회 회장 양길승 전 녹색병원 원장 양재덕 사)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 이사장 유영표 사)긴급조치사람들 이사장 이래경 (사)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이우재 사)매헌윤봉길월진회 명예회장 이창복 전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임종철 전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대표 장영달 민청학련동지회 상임공동대표 정금채 경기중부비상시국회의 상임대표 정성희 사)소통과혁신연구소 이사장 정세일 인천시민의힘 공동대표 조성우 사)겨레하나 이사장 차성환 부산 민주누리 공동운영위원장 최연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하상윤 부산 민족광장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