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울산시장 선거 개입’ 유죄 판단...송철호·황운하 실형 선고

송철호 전 울산시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청와대 하명에 따른 수사를 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김미경·허경무·김정곤 부장판사)는 29일 선고공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시장에게 징역 3년, 황 의원에게 징역 3년, 백 전 비서관에게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공직선거법 분리 선고 규정에 따라 선거법 위반 혐의에는 징역 2년 6개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는 6개월이 선고됐다.

아울러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에게 징역 3년,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문 모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증거인멸이나 도망 우려는 없다”며 실형을 선고받은 송 전 시장과 황 의원, 송 전 부시장, 백 전 비서관을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은 2018년 6월 지방선거 전 청와대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송철호 전 울산시장의 당선을 돕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다. 송 전 시장은 당시 울산경찰청장이던 황 의원에게 당시 울산시장이자 상대 후보였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관련한 수사를 청탁한 혐의로 기소됐고, 황 의원도 청와대 하명수사로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해 송 전 시장의 당선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김 대표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은 이미 울산지역에 파다하게 퍼져 있었다. 그중 일부는 이미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거나, 사건 관계자나 경쟁업체의 투서 및 고소고발로 알려져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청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내부사정을 알고 있던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자신이 평소 알고 지내온 문 전 행정관에게 관련 의혹을 제보했다. 문 전 행정관은 범죄첩보서를 작성했고, 이는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을 거쳐 울산경찰청장이었던 황 의원에게 전해졌는데, 일련의 과정으로 ‘청와대 하명수사’가 이뤄졌다는 게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의 요지였다.

재판부는 이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경찰 조직과 대통령 비서실의 공적 기능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사적으로 이용해 투표권 행사에 영향을 미치려 한 선거 개입 행위는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엄중한 처벌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공익사유가 매우 크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특히 “송 전 시장과 송 전 부시장은 김 전 시장의 비위를 황 의원에게 전달해 수사를 청탁한 점이 인정된다”며 “송 전 부시장은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송 전 시장은 그 정보를 황 의원에게 전달했고, 황 의원은 김 전 시장의 측근 수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송 전 시장과 황 의원, 백 전 비서관, 박 전 비서관은 순차 공모해 차기 시장에 출마 예정인 김 전 시장의 측근을 수사하게 함으로써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했다”며 하명수사와 관련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전부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황 의원이 김 전 시장 주변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관들을 부당하게 인사 조처한 혐의 역시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송 전 시장과 결탁해 수사 권한을 남용했고, 그 과정에서 소속 경찰관들에게 부당한 업무지시를 했으며, 인사권을 남용해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던 경찰관들을 좌천시키는 인사조치를 취함으로써 경찰조직과 그 업무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렸음에도 자신의 범행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어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황 의원을 질타하기도 했다. 

황 의원은 선고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황 의원은 “법원이 검찰의 일방적 주장만을 수용했다”며 “법원이 어느 부분에서 오판했는지 면밀히 분석한 후에 항소심을 통해 반드시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전 시장도 ‘판결에 동의하지 못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울산경찰청장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특정인 수사를 통해 선거에 유리하도록 모의를 했다는 것은 (검찰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재판부는 산업재해모(母)병원 사업과 관련한 선거 개입 혐의에는 "관련자들이 공모해 예비타당성 조사 탈락 발표 시점을 조정했다는 증거가 없어 유죄 인정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진석 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모두 무죄를 선고를 받았다. 송 전 시장 등도 이 혐의로는 무죄 판단을 받았다.

송 전 시장 경쟁자에 대한 경선 포기 권유 혐의를 받은 민주당 한병도 의원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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