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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기의 카카오, 변죽 울리는 것으론 안 된다

SM 주가 시세조작 의혹으로 경영진들이 구속되는 등 사상 최악의 위기에 몰린 카카오에서 이번엔 내부 잡음이 터져나왔다. 이번에는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쇄신'을 위해 영입한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을 둘러싼 갈등이다.

김 총괄은 지난 22일 임원회의에서 폭언을 해 사내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바 있다. 김 총괄은 폭언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이 사건이 자신이 지휘하고 있는 쇄신 작업에 대한 반발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보는 듯하다. 김 총괄은 페이스북을 통해 회사의 부동산 개발 과정이 불투명하며, 골프 회원권이나 일부 임원의 연봉 등에서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고 고발했다. 외부 여론전을 통해 혁신의 추진 동력을 얻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해당 문제가 사실이라면 응당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카카오가 직면하고 있는 핵심 문제는 최고 경영진의 주가 조작 의혹 그 자체다. 카카오는 이 문제가 이미 사법당국에 넘어간 만큼 수사와 재판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배재현 투자총괄대표 등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고 김범수 창업자까지 입건된 건 결코 '지켜볼' 문제가 아니다.

인수합병을 위해 주가를 조작한 것은 자본시장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중대 범죄다. 더구나 카카오는 금융시장의 핵심이라고 할 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회사다. 정상적인 금융회사에서 임원이 이런 문제에 관여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다. 사법당국의 수사를 지켜볼 것이 아니라 엄정한 내부 조사를 거쳐 먼저 문제를 드러내고 환부를 도려내야 마땅하다는 의미다.

그런 혐의를 받고 있는 창업자가 나서서 쇄신 작업을 주도한다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런 행태는 개발독재 시기에 몸집을 불린 재벌들에게서나 찾아볼 수 있었다. IT기술을 기반으로 벤처에서 출발해 대기업이 된 카카오가 똑같은 모습을 보인다는 건 한심하고 답답한 일이다. 지금 필요한 건 폭언이나 비리, 내부 갈등 따위가 아니라 회사의 최고 경영진에 대한 분명한 감사와 조치다. 카카오의 위기는 변죽을 울리는 것으론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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