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이뤄진 하마스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전면전을 펼치더니 점차 가자지구 남부까지 공격해 들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대피하라는 경고 조금 후 이뤄진다. 전투기, 탱크, 미사일 등을 이용한 이스라엘의 공격은 무차별적이다. 대피 경고를 따르지 않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은 모두 테러리스트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스라엘이 사실상 팔레스타인에서 학살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10월 7일 이후 처음으로 일주일간의 휴전이 이뤄졌고, 가자지구에 있는 이스라엘 인질과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사이의 교환이 이뤄졌다. 풀려난 수감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인권단체의 얘기로 알 수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처지는 어떤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억압하기 위한 핵심 도구로 구금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트루스아웃의 인터뷰 기사를 소개한다. (길이상 축약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4일간의 휴전이 만료될 예정인 가운데, 가자지구 주민이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폭격으로부터 잠시나마 벗어나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준 휴전을 연장하라는 압력이 어떻게 커지고 있는지, 지금까지 어떤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풀려났는지 살펴보자.
지난 24일 휴전이 시작되면서 가자지구에 있는 이스라엘 인질과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여성과 아이를 포함한 수천 명의 수감자의 교환이 시작됐다. 그런데 오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 북부를 점령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을 방문해 “이스라엘은 끝까지 할 것이다. 우리는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다시 한번 팔레스타인 학살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인권단체 브트셀렘의 이사장이자 뉴스 사이트 로컬콜의 편집자인 오를리 노이, 그리고 팔레스타인 인권단체 아다메르의 탈라 나시르 변호사와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다.
이번 휴전의 의미는 무엇이었는지, 풀려난 사람들은 누군지 궁금하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팔레스타인 수감자와 이스라엘 인질의 교환이 합의되자마자 이스라엘은 휴전 동안 의향이 있는 30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 이름을 제시했다. 대부분은 미성년자였고 몇몇의 여성이 포함됐다. 놀랍게도 대부분 혐의 없이 구금됐다. 그 숫자도 어마어마하다. 이스라엘이 ‘보안 사범’이라 부르는 정치범이 6,800여 명인데, 그중 2,000여 명이 행정 구금을 당했다. 이들은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없어 자신을 변호할 기회조차 없이 임의로 구금된 것이다.
혐의가 있는 구금자들도 마찬가지다. 경찰이나 군용 지프차에 돌을 던졌다는 이유로 체포된 청소년도 있고, 친구들과 ‘알라후 아크바(신은 위대하다)’를 외쳤다가 체포된 청소년도 있다.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 공모를 하거나 시도를 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사람도 있다. 혐의가 없거나 경미한 구금자로 가득 찬 명단을 보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점령하고 억압할 때 ‘감금’이라는 도구가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가자지구의 거리는 어떤 모습인가. 이스라엘 극우파인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은 목요일에 수감자 석방을 축하하려는 모든 시도를 막으라고 경찰에게 명령하면서 “내 지시는 명확하다. 기쁨을 표현하는 행위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기쁨을 표현하는 것은 테러를 지지하는 것이고, 승리를 축하하는 것은 나치 같은 인간 쓰레기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안지구에서는 체포 당시 소년이었다가 성인이 되어 풀려난 팔레스타인 젊은이들을 맞이하기 위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하지만 동예루살렘만 해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다.
<팔레스타인 인권단체> 이스라엘의 비인간적인 억압은 수감자들을 풀어줄 때부터 시작됐다. 이스라엘군은 밤에만 수감자들을 풀어줬고, 풀려나는 수감자와 마중 온 가족을 구타했다. 수감됐던 아이들은 너무 크고 얇은 옷을 입거나, 신발도 없이 이 추위에 맨발로 풀려났다. 게다가 오퍼 교도소에서는 이스라엘군이 풀려난 수감자와 그들의 가족을 향해 가스 폭탄을 던지고 고무탄은 물론 실탄까지 쏘아댔다.
예루살렘에서는 이스라엘이 수감자를 풀어주기 전에 그들의 집을 급습해서 풀려날 수감자를 위해 준비된 간식과 음식을 빼앗고, 가족을 알모스코비예 중심에 모이게 한 후 집회, 행진, 불꽃놀이를 하지 말고 구호도 외치지 말라고 협박했다. 이스라엘은 풀려나는 수감자의 집에 있던 기자도 구타하고 집에서 내쫓으며 취재를 못하게 했다.
미성년자 구금자가 특히 마음에 걸린다.
<팔레스타인 인권단체> 이스라엘이 제시한 교환 가능 구금자 명단에 있는 미성년자에는 15년 형을 선고받은 모하메드 아부 큐타이쉬이 있고, 여성 수감자 중 가장 높은 형량인 16년 형을 선고받았다가 풀려난 쇼루크 드와얏도 있다. 풀려난 여성 수감자 중에는 다치고 병든 이들도 있었다. 이스라 자비스는 온몸에 심한 화상을 입었고, 파티마 샤한은 이스라엘 점령군이 총으로 쏘아 하반신이 마비됐다. 또 재판 없이 행정구금 됐다가 풀려난 여성 수감자는 4명, 미성년자 수감자는 9명이었다.
현재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팔레스타인인은 몇 명인가?
<팔레스타인 인권단체> 현재 이스라엘 감옥에 있는 정치범만 7,000명이 넘는다. 그 중 2,500명이 행정 구금됐다. 10월 7일 이후에 구금된 약 3,300명의 팔레스타인인의 80%가 재판은 물론이고 혐의도 없이 행정 구금됐다. 두 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이스라엘이 3,000명 넘는 사람들을 끌고 가 구금한 것인데, 그중 여성은 120명, 기자는 41명 있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휴전이었던 지난 3일 동안에만 이스라엘이 11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을 또 잡아들였다. 그것은 풀려난 수감자의 수와 맞먹는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팔레스타인인을 임의로 잡아들이고 있고, 풀려난 수감자가 있어도 이스라엘의 감옥에는 휴전 이전과 거의 같은 팔레스타인인이 갇혀 있다.
또 눈여겨봐야 할 중요한 사실은 10월 7일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팔레스타인 수감자 6명이 사망하거나 살해됐다는 점이다. 그중 4명은 10월 7일 이후 체포됐고, 2명은 이미 수감돼 있었다. 이들의 구체적인 사망 경위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석방된 수감자의 증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교도소 내에서 잔인한 구타가 이뤄진다고 한다. 이외에도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수많은 학대와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어 우리는 이를 계속 문서화하고 있다.
서안지구의 오퍼 교도소에서 가장 먼저 풀려난 39명의 수감자 중 하나였던 하난 알바르구티도 비슷한 증언을 한 것으로 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그렇다. 알바르구티는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이 가족과의 연락을 금지하고 더 잔인하게 수감자를 학대했다고 했다. 그녀는 혐의 없이 행정 구금됐다가 행정 구금을 무기한 연장할 수 있는 이스라엘의 정책에 따라 언제 풀려날지 모르는 상태이다. 그녀의 아들 4명도 이스라엘 감옥에 있다고 한다.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가. 당신은 그들을 혐의도 없이 잡혀 있는 이스라엘의 인질로 묘사하고 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수금자를 테러리스트로 묘사하려는 이스라엘 정권에 적극 협력하는 이스라엘 언론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스라엘은 수감자가 무엇을 했는지 전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돌을 던진 12살짜리 아이와 더 심한 행동을 한 성인 남성을 똑같이 테러리스트로 취급한다. 팔레스타인인을 아무리 끔찍하게 죽여도 유대인 정착민, 시민, 군인, 경찰이 처벌받지 않고 풀려나지만, 돌만 던져도 팔레스타인 아이는 테러리스트로 구금된다. 그 이중잣대는 참으로 놀랍다.
수감자들을 옹호하는 것이 인권단체의 가장 어려운 임무 중 하나다. 이스라엘이 10월 7일 이후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더 가혹하게 학대하기 때문에 가슴 아프고 충격적인 증언이 많지만 수감자가 대중의 시선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서 수천 명이 가자지구 공격보다 인질 구출을 우선시하라며 네타냐후 총리 사무실로 행진했다고 들었다. 네타냐후에 대한 압력은 어떤가.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이스라엘 인권단체> 이 문제는 민간인 이스라엘 인질이 다 풀려난 이후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마스가 요구하는 군인 인질의 몸값이 지금보다 훨씬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스라엘 언론은 인질 교환 이후 전쟁을 재개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네타냐후는 전쟁이 끝나면 그 바로 다음 날부터 이스라엘 국민이 이번 재앙에 대한 책임을 자기에게 물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전쟁을 최대한 오래 하고 싶을 것이다.
동시에 이스라엘의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전쟁 후 계획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하기가 더 어렵다. 지구상에서 이미 인구 밀도가 가장 높은 가자지구의 주민이 더 좋은 지역에 밀집돼 굶주림에 시달리고 마실 물과 적절한 약도 없는 상황에서 다음 단계의 전쟁이 벌어진다면 어떤 성격의 전쟁이 벌어질지 뻔하다. 그 단계는 절대로 와서는 안 된다. 상상조차 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최근 가자지구에서도 레스타인인이 많이 체포된다고 들었다. 어떤 상황인가?
<팔레스타인 인권단체> 그렇다. 최근 이스라엘은 칸 유니스 메디컬 센터의 아우니 카탭 병원장과 알시파 병원의 무하마드 아부 살미야 병원장을 체포했다. 팔레스타인의 시인이자 작가로 전 세계에 알려진 모사비 아부 토하도의 일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약 200명의 수감자와 함께 감옥에 갇혔지만, 엄청난 압력과 항의, 특히 미국 언론의 항의로 인해 석방됐다. 다른 수감자들은 석방되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가자지구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다. 물론 우리를 비롯한 모든 이스라엘의 인권단체가 가자지구에 억류된 팔레스타인인의 행방과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는 그 숫자조차 알지 못한다. 그들의 체포 경위는 더더욱 알지 못한다.
현재까지 약 700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가자지구 점령지역에 구금돼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들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다. 이들은 대부분 10월 7일 이전에 낮 동안만 이스라엘에서 일하던 노동자다. 그 중 일부틑 카르 아부 살렘 교차로에서 석방됐다. 하지만 아직도 700명의 실종자가 남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