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 선거연합정당 추진을 위해 구성된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가 4일 민주노총 지도부를 내방해 진보정치의 단결과 당면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공동 방안을 모색했다.
정의당 김준우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배진교 원대대표, 정재민 비상대책위 집행위원장, 나경채·엄정애 비대위원 등과 함께 서울 중구 민주노총 위원장실을 찾아 민주노총 윤택근 위원장 직무대행, 전종덕 사무총장, 양동규·한성규 부위원장, 이양수 정치위원장을 만났다.
김준우 비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민주노총과 정의당은 노동권 옹호를 위해 힘차게 싸우고 있지만, 언론으로부터 여전히 많은 오해를 받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민주노총은 100만이 넘는 조합원의 직선제로 위원장을 뽑고 있고, 조합원 평균연령도 40대 중반이며, 여성조합원의 숫자는 35%이상, 비정규직 비율도 30%이상인데, 50대 남성 정규직 노조 프레임을 여전히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을 장악하고 민주노총에 대한 공격 수위를 올리는 윤석열 정권에 맞서 노동정치의 연대가 더욱 단단해져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9월 민주노총은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위해 진보정치세력의 연대연합 수준과 단결을 높여내자는 정치방침을 결의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민주노동당의 분당 이후 민주노총의 정치사업에 있어서 진보다당제가 많은 어려움을 낳게 한다는 비판도 잘 숙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의당 또한 늦게나마 최근 가치에 기반한 선거연합신당을 제안하고, 진보연대연합의 복원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며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해 함께 단결하고 연대할 지혜를 오늘 자리를 계기로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바랐다.
윤택근 직무대행은 “노조법 2·3조와 방송3법 관련해서 정의당 동지들이 헌신적 활동을 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새로운 국면이지만 이미 승리했다고 본다. 진보정당에 함께하는 모든 분들이 노동자들과 함께 해주셨던 점에서 우리는 승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은 과제에 좀 더 힘을 모은다면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한 윤 직무대행은 “여의도가 시끄럽다. 요즘 서민을 헤아리기보다 자신의 당리당략, 국민을 뒤로 한 새판짜기로 자신들의 이야기만 한다”며 “지난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여의도의 바람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 와중에 정의당이 노동자 새 정치를 하겠다고 선언한 점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노총도 정의당과 더 큰 판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민주노총은 지난 4월부터 많은 토론을 거쳐 조금 미약하지만 정치방침과 총선방침을 확정했다. 새 정치에 대한 열망, 노동자의 마음을 확인했다”며 “진보정치의 부활이 중요하다. 정의당 비대위가 새정치의 단결과 도약을 위해 모든 힘쏟고 계신 점에 고맙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조합원이 많은 기대를 한다. 지혜와 용기를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민주노총과 소통을 활발하게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직무대행은 “민주노총은 선거 막바지 올라서 있다. 3년에 한 번씩 치러지는 직선 선거이고 위원장 당선은 확정됐다. 지역본부와 주요 산별은 아직 당선자 확정이 안 된 상태”라며 “12월 중순 넘어가 민주노총 지도부 완성되면 다시 한번 정의당 동지들과 좋은 자리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2023년 민주노총 임원 선거’에서 양경수 전 위원장이 신임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2021년부터 최근까지 3년간 직선 3기 위원장을 역임했던 양경수 당선인은 이번 직선 4기 선거에서도 당선되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양 당선인은 올해 위원장을 지내면서 진보정당 분열과 통합진보당 해산 이후 사실상 10여 년간 중단됐던 노동자 정치세력화 복원을 위해 민주노총의 정치방침과 총선방침을 조합원들의 숙의 끝에 확정 지었다. 양 당선인 임기가 조만간 시작되면 총선방침 추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