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위스키 해외직구, 국내 판매가보다 최고 2배 이상 비싸

와인·위스키 국내구매가격과 해외직구가격 비교 ⓒ한국소비자원


와인·위스키·코냑 등 주류를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하는 경우, 오히려 국내보다 판매 가격이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같은 제품이라도 직구한 국가에 따라 세금·배송 비용이 달라 최종 판매가격은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해외에서 제조된 와인·위스키 각 10종 20개 제품에 대해 국내 대형마트 쇼핑몰 구매가격과 해외 쇼핑몰 직구가격을 비교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프랑스·이탈리아·미국산 와인 10개 제품을 해외 쇼핑몰 직접 배송 또는 배송 대행 구매할 경우 8개 제품의 한 병당 최종 가격이 국내 판매가보다 6.9%~201.4% 높았다. 나머지 2개 제품의 경우는 국내보다 3.9%~17.0% 저렴했다.

영국·프랑스산 위스키·코냑의 경우, 10개 제품 모두 직구 가격이 국내 가격보다 46.1%~110.1%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를 국외에서 직구할 때는 제품 가격 외에 배송비, 관세, 주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의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영국산 위스키인 '글렌피딕 12년' 제품을 영국 쇼핑몰에서 직접 구입한다면 제품가격이 53,536원으로 국내 가격(88,110원)보다 저렴하지만, 관세 등 세금 67,410원, 배송비 64,165원이 붙어 최종가격은 185,111원이 된다. 

다만, 150달러 이하·1ℓ(리터) 이하 한 병만 구매할 땐 관세와 부가가치세가 면제된다. 관세청 자료를 보면, 주류를 국외에서 직구하는 금액은 2018년 26억1천만원에서 지난해 344억2천만원으로 급증했다.

소비자원은 "와인·위스키 등을 해외 쇼핑몰 판매가만 보고 배송비·세금 등을 고려하지 않아 국내보다 더 비싸게 구입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세금은 쇼핑몰에서 확인이 어렵고 국내 도착 후 마지막 단계에서 납부하므로 구매 결정 전 세금이 얼마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송 방식에 따라 배송비가 달라져 유의해야 한다. 이탈리아산 '아비뇨네지 50&50' 와인의 경우 이탈리아 쇼핑몰의 판매가격은 109,598원, 미국 쇼핑몰의 가격은 158,610원으로 이탈리아 쇼핑몰이 저렴했다. 그러나 배송 방식의 차이로 배송비가 크게 차이났다. 이탈리아 쇼핑몰에서는 직배송으로 배송비가 113,128원이 나왔으나, 미국 쇼핑몰은 배송대행을 통해 21,179원의 배송비가 나왔다. 

또 배송지와 구입 수량에 따라 지불하는 가격이 달라질 수도 있다. 프랑스산 와인 '찰스하이직 블랑드 블랑'은 이탈리아에서 직배송으로 구매할 경우 최종 구매가가 226,454원이었지만, 배송지가 가까운 홍콩에서 직배송으로 구매하면 157,698원으로 저렴했다. 해당 와인의 국내 가격은 190,000원이다.

반면 같은 와인을 3병 구매했을 때는 이탈리아 직배송이 507,534원, 홍콩 직배송이 527,970원으로, 이탈리아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것이 이득이었다.

2병 이상을 직구로 구매할 때는 원산지와 쇼핑몰 국가를 확인해야 한다. 150달러 이상 또는 1병을 초과해 구매하더라도 원산지와 쇼핑몰 국가가 동일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이라면, 관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산 와인을 이탈리아 쇼핑몰에서 구매하면 '한-EU FTA'로 동일한 체결국으로 인정받는다. 반면 영국산 위스키를 프랑스 쇼핑몰에서 구매할 경우에는 FTA에 따른 관세 면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영국과는 '한-영 FTA'를 별개로 체결했기 때문이다.

소비자원은 "주류 직구 시, 통상 세금은 해외 쇼핑몰에서 확인이 어렵고, 국내 도착 후 부과되므로 구매 전 배송비와 세금이 포함된 최종 가격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또 배송단계에서 외부 온도에 따른 변질·누수·파손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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