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방송장악 야심, 숨김없이 드러낸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끝내 특수부 검사 출신이자 최측근으로 평가되는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을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했다. 방송을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며, 공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법률과 관행을 모조리 무너뜨렸다.

윤 대통령이 6일 지명한 김홍일 후보자는 방송통신 문외한이다. 평생 검사의 길을 걸은 ‘특수통’ 고검장 출신이 방송통신에 대해 무엇을 알겠는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공직 전 영역을 검사 출신이 독식해 ‘검찰 정권’이라 불린 지 오래다. 검사 출신 법무부 장관이 인사검증을 하고, 검사 출신 금융감독원장이 나오더니 방송통신 최고위직도 검사 출신이라니. 영화 ‘서울의 봄’의 하나회를 현 정부 검사 출신들과 연결해 보는 국민이 많은 이유다.

김 후보자는 모두가 아는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대선캠프에도 참여했다. 당시 정치공작진상규명특별위원장을 맡아 이후 기소까지 된 ‘고발사주’ 사건을 방어하는 데 중요 역할을 했다. 윤 대통령도 공공연히 김 후보자에 대한 존경과 신뢰를 표했다. 이런 관계라면 설혹 적임자라 추천돼도 회피해야 마땅하다. 어느 공직자보다 공평무사해야 할 방통위원장에 대통령 최측근을 지명한 것은 낯부끄러운 짓이다.

대통령실은 뚜렷한 지명 사유도 대지 못했다. “소년가장으로 일하면서 세 동생의 생계와 진학을 책임지고 뒤늦게 법조인이 된 입지전적 인물”이 왜 법무부 장관도 아니고 방송통신위원장이 돼야 하는가. “김 후보자가 어떤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업무를 처리하는데 정평”이 났고 “방통위는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현안이 산적해 공명정대한 업무처리가 필요”하다는 따위의 이유라면, 어떤 기관이든 검사 출신이 최적격이란 말인가. “가짜뉴스 문제가 방송의 가장 중요한 현안이어서 법률가가 필요하다”는 여당의 주장도 설득력은 없다. 정부여당이 주장하는 가짜뉴스가 대부분 ‘대통령과 주변에 대한 비판적 보도’라는 점에서 언론계와 전문가들은 이미 큰 우려와 경고를 표시하고 있다. 마침 김 후보자를 지명한 날 윤 대통령 명예훼손을 이유로 뉴스타파 대표가 압수수색을 당해 우려가 현실임을 보여줬다.

전임 이동관 위원장의 기습 사표가 결국 방송장악을 계속 밀고나가려는 꼼수였음이 사후에 재확인됐다. 이는 내년 4월 총선 전에, 특히 공영방송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노골적인 의사 표시이다. 또한 국정 실패를 감추고 이념 몰이, 야당 공격에 방송을 돌격대로 삼겠다는 술책이다. 그러나 신군부 하나회처럼 권력을 사유화하고 언론을 장악하려는 검찰 정권이라면, 그 결과를 예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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