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연구용역 수주에 이어 광고비 집행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관 특혜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박상우 후보자가 보여준 ‘이권 카르텔’은 윤석열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비판하던 것인데, 어떻게 후보자로 추천받았는지 의아하다.
박 후보자는 2016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 LH 사장을 역임했다. 21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LH 사장에서 물러난 뒤 박 후보자가 설립한 업체인 신남방경제연구회에 LH가 광고를 집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퇴직 이듬해인 2020년 9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7건의 광고비가 2100만원에 이른다. LH는 신남방경제연구회가 공동주최한 세미나에 후원으로 나서기도 했다. 앞서 박 후보자 퇴직 후 공동설립한 또 다른 업체인 피앤티글로벌에 LH가 해외건설협회와 함께 2억7800원 규모의 대규모 연구용역을 준 사실도 드러났다.
박 후보자는 “관련된 사업은 투명하게 진행했으며 ‘전관’ 지위를 이용한 바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를 믿을 사람이 있을까 싶다. 연구용역의 경우 2곳이 경쟁입찰을 했지만, 청문회에서 공개된 상대의 입찰제안서가 조악한 수준이어서 들러리를 통한 눈속임 입찰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LH 퇴직자가 설립한 업체에 연구용역을 맡기고 광고비를 몰아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전관 특혜다. 윤 대통령은 이런 행위를 ‘이권 카르텔’이라며 수차례 원색적인 용어로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권 카르텔을 오직 전정부의 행태로 지적했지만, 명백한 전관 특혜 수혜자가 관련 업무의 장관 후보자로 추천됐으니 국회와 국민이 어떻게 납득하겠는가. 박 후보자 추천으로 이권 카르텔은 박멸의 대상이 아니며, 출세에도 지장이 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판이다.
그러니 박 후보자가 즉각 사퇴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아울러 박 후보자를 지명한 윤 대통령과 인사검증을 맡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추천 경위를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 특히 한 장관은 사업자등록과 거래내역만 봐도 확인될 일을 방치한 것에 책임 있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박 후보자를 임명하면 그간 윤 대통령의 이권 카르텔 운운이 전정부 비난용 정치공세였음을 시인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