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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존의 정치’ 다짐한 이재명의 퇴원 메시지

흉기 습격을 당해 수술치료를 받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대병원을 퇴원했다. 그는 자신을 향한 정치폭력이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정치로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며 자신부터 성찰하고 노력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었던 살인미수 범행의 피해자인 이 대표가 사건에 대한 언급을 미루고 ‘존중’과 ‘공존’을 앞세우며 정치복원을 강조한 것을 평가한다. 자칫 극단적인 분열과 적대가 증폭될 갈림길에서 민심을 수습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이를 계기로 폭력을 낳는 정치구조와 문화를 바꾸기 위해 모든 정당과 정치세력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우선 사회구성원의 다양한 입장과 의견이 공존하며 경쟁할 수 있는 정치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소수라고 제도권 진입을 막고 밖으로 밀어내면 정치독과점이 발생한다. 소외된 목소리는 비정상적인 경로로 흐를 위험에 노출되고, 기득권 정치세력은 부패와 비효율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정치퇴행이고 비극의 단초다. 인정과 존중, 대화와 타협, 경쟁과 승복은 다양한 정치세력이 함께 참여해야 의미가 있다.

아울러 막강한 정치권력을 갖고 있는 정부여당은 일방적 국정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헌법은 권력분립을 규정하고 있으며, 민주주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력과 견제를 전제로 한다. 대통령이 국회를 부정하고 자기 뜻과 다른 입법은 안 된다는 태도를 고수한다면 이는 민주주의와 헌법 취지를 모두 위배하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다른 세력을 배제하는 기존의 태도를 버리고 야당, 시민사회, 노동조합과 대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은 증오의 언어를 거두고 야당과 야당 대표를 존중하며 정치복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 출범 이후 공산전체주의, 건폭, 패거리카르텔 등 다른 세력을 향한 적대적 언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극우포퓰리즘과 폭력화는 세계인들이 우려하며 겪고 있는 공통 현상이기도 하다. 적대적 정치로 정치기반을 공고히 하겠다는 권력자의 미몽에서 깨어나 존중과 소통으로 전환할 때 비로소 국정도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끔찍한 폭력에서 교훈을 찾아 정치적 전화위복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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