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 조성주 세번째권력 공동운영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신당 창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12.06. ⓒ뉴스1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신당 ‘새로운선택’에 합류한 류호정 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거나 탈당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12일 CBS ‘지지율대책회의’에 출연해 탈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 “안 한다.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류 지도부야 개인의 활동, 튀는 일이라고 매도하고 싶겠지만 당의 진로를 두고 당원, 지지자분들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면서 “당내 노선 갈등 중이다. 제가 본 비주류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 안팎에서는 류 의원의 의원직 유지 입장에 대한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자진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며, 당은 다음순위 비례대표 후보에게 의원직을 승계하게 돼 있다. 다만, 당에서 의원을 ‘제명’할 경우 해당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게 되며 당은 비례대표 의원 숫자가 한 명 줄게 된다. 때문에 류 의원이 탈당하지 않은 상태로 ‘신당’에 합류한 것은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지속되는 것.
국회 본회의장에 선 류호정 의원(자료사진) ⓒ민중의소리
최근 심상정 의원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정의당이 아닌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면서 정의당 비례대표 1번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사실상 의원직 사퇴를 공식적으로 요구한 셈이다.
류 의원과 함께 당내 의견그룹 ‘세번째권력’에서 활동했던 장혜영 의원도 지난해 12월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로운 세력을 만들겠다고 한다면 그 세력에 가서 하는 게 누가 봐도 상식적”이라며 탈당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비판했다.
류 의원은 “저만 덜렁 가는 건 별로 의미 없다”면서 “조국 사태 이후 반성이나 민주당과의 결별을 말했던 것 등을 비춰볼 때 제가 주장하는 제3지대로 가는 것이 정의당의 다음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녹색당 등의 진보정당 및 진보세력과 선거연합정당을 구성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정치일정을 진행중이다. 14일 당대회와 25일 당원총투표가 예정돼 있다.
류 의원은 이에 대해 “부결이 목표”라고 밝혔다. 류 의원의 입장대로면 ‘선거연합정당’이냐 ‘제3지대 신당’이냐를 놓고 당내 노선투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탈당’ 여부는 오는 25일 당원총투표 이후로 미뤄졌다고 볼 수 있다.
‘선거연합정당’안에 대한 가부는 정의당의 총선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 이기도 하지만 류 의원의 운명에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해당안이 가결돼 당의 노선으로 최종 결정될 경우 류 의원이 당내 남아있을 이유는 ‘진짜’ 없게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