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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더 나빠진’ 청년 일자리, 특단 대책 내놓아야

20대 '최다' 취업 업종이었던 제조업이 지난해 처음으로 숙박·음식업에 추월당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 중 60세 이상은 전년 대비 9.3%가 증가해 59만6000명인 반면 20대 이하는 5.6%가 감소해 55만5000명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에서 60세 이상 취업자 수가 20대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2014년 산업 분류 개편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20대 숙박·음식점 취업자 수는 2014년 40만2000명에서 지난해 57만4000명까지 증가했는데, 이 중 약 10만명 정도가 최근 2년 동안 증가한 숫자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아 축소됐던 시기가 있긴 하지만, 이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숙박·음식점업에 20대가 몰리고 있는 추세임은 분명하다.

청년층의 제조업 이탈 현상에 대해 정부는 과거에 비해 서비스업 시장 규모가 커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 분석했다. 또한 대학 진학률이 높아짐에 따라 20대 초반의 고졸 취업자가 줄어든 점과 '청년들의 중소기업·지방 일자리 기피 현상' 등도 핵심요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그런데 그중 청년들이 제조업 일자리를 선호하지 않게 된 현상에 대해서는 원인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제조업이 중소기업 중심의 일자리이기 때문에 청년들에게는 낮은 임금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데, 그 격차가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노동강도나 업무환경이 나은 것도 아니다. 중소사업장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조차 적용되지 않아 안전을 보장받는 것도 쉽지 않다. 업무의 위험성은 큰데 임금은 낮으니 청년들에게 제조업은 양질의 일자리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기업, 대기업, 공무원 등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이조차 어려운 청년들은 어디로 갔을까? 바로 숙박·음식점업에서 '알바'로 전전하거나 '그냥 쉰'다. 지난해 구직을 단념하고 쉬고 있다는 청년(20·30대)이 60만명에 달한다는 통계치도 발표된 적이 있다. 결국 청년층의 최다 취업 업종이 바뀌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기보다는 청년의 고용의 질이 전반적으로 더 나빠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장기간 지속되는 취업난, 불안정한 일자리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저출생 문제든, 불평등 문제든, 현재 우리 사회가 처한 핵심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없다. 지난해처럼 기존 정책을 재탕하는 수준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말로만 강조했던 '특단의 대책', 이제는 제대로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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