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토박이 싱어송라이터 이지상이 들려주는 ‘포천’ 이야기

경쟁사회의 엄숙과 노예화, 부조리에 찌든 감성을 일깨우는 책

토박이 싱어송라이터 이지상의 책 ‘포천’ ⓒ21세기북스

싱어송라이터 이지상이 경기도 포천의 장구한 역사와 문화를 기록했다. 인간과 자연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이 돋보이는 책 ‘포천’이다.

이 책은 참으로 흥미롭다. 도시 여행 정보 그 이상의 감흥과 권태로운 일상에서 모처럼 벗어나는 유쾌를 선사한다. 재지와 달관을 촘촘히 땋은 단문과 시적 언어, 풍부한 사료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책임진다.

저자는 이 책에서 가수이나 시인이고, 교육자이나 철학가의 면모를 풍긴다. 공간의 감미로움을 씹고, 서정의 애달픔을 변주하고, 지성의 창날을 번뜩이는 내면의 심상과 진실성이 예사롭지 않다. 음악을 만들고, 후학을 양성하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살아왔던 흔적들이 글에서 묻어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책은 저자의 안목과 성찰, 미의식이 담긴 결과물이자 저자가 바라보는 현실이 그대로 투영되는 장이다.

이 책은 직업 여행가가 아니라 가수 이지상이 써서 더욱 빛나고 값지다. 구태여 그 이유를 설명하자면 두 가지다.

하나는 저자가 이방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지상의 고향은 포천이다. 포천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의 관점에서 포천의 스물다섯 곳을 직접 길 안내하기에 더욱 믿음직스럽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윤색하고 각색한 책을 보면서 실망한 적이 얼마나 많았는가.

다른 하나는 인생 선배이자 향도로서 독자와 만난다는 점이다. 이 책은 단순하게 포천을 소개하는 저작이 아니다. 강건한 의지와 조용한 인내로 인생을 개척해 왔던 이지상의 가치관이 포천의 어제오늘과 직조되기에 독자들의 가슴속에 작은 파동을 불러일으킨다.


토박이 싱어송라이터 이지상의 책 ‘포천’에 실린 사진 ⓒ21세기북스

포천에 갔다가 소갈빗살에 막걸리만 마시고 왔던 적이 있다. 식도락 여행도 아니고, 식당에서 아까운 시간만 허비하고 앉아 있으려니 골이 나고 말았다. 그때 이 책이 내 손에 들려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여기저기 가보자고 일행에게 권하지 못해서 아쉬울 따름이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아깝고 인생이 귀해진다.

경쟁사회의 엄숙과 노예화, 부조리에 찌든 감성을 일깨우는 데는 역시 목적의식을 버린 공부와 새로운 영감을 찾아 발품을 파는 여행이 최고다. 삶의 활력이 필요할 때 저자가 이끄는 대로 천천히 책으로, 여행으로 포천을 즐겨보길 권한다. 이 조그마한 경험이 자신만의 행복 철학을 갖게 하는 기회를 줄지 모른다.
 
‘포천’은 한국과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21세기북스 출판사의 ‘대한민국 도슨트’ 열세 번째 시리즈 간행물이다. 이 책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출판사 서평을 참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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