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다시 꺼낸 ‘서울 확장론’, 서울 시민도 동의할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경기 김포시 라베니체광장에서 김포검단시민연대 주최로 열린 '김포-서울 통합 GTX-D 노선안 환영 시민대회'에 참석해 전달받은 김포-서울 통합 염원 메시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4.02.03. ⓒ뉴시스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마치 두세 달이 지나면 금세라도 ‘서울시 김포구’가 탄생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은 사실상 허언이 되어버렸다. 행정 구역 변경을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절차 중 하나인 주민투표는 총선 60일 전(2월 10일)까지 마쳐야 하기에, 현시점으로선 물리적으로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의힘은 총선 전까지 서울 편입을 위해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은근슬쩍 말을 바꿔 사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논의를 밀어붙이겠다는 태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해당사자 중 한 곳인 서울시는 “긴 호흡”을 강조하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의 방침에도 맞장구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엔 서울 시민의 높은 반대 여론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동료 시민이 원하면 국민의힘은 (서울 편입 정책을) 한다”던 한 비대위원장은 서울 시민의 싸늘한 여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때도, 지금도 서울 시민 10명 중 6명은 ‘서울 확장 반대’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5~6일 서울시에 거주 중인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15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해 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포·과천·고양·부천·성남·안양 등을 서울로 편입하는 것에 동의하나’라는 질문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59%로 나타났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그 절반에 가까운 30%에 그쳤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새삼스러운 결과는 아니다. 김기현 전 대표가 야심 차게 서울 편입론을 띄웠던 지난해 실시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도 서울 확장론에 반대한다는 서울 시민의 여론은 60% 안팎으로 조사됐다. 그때나 지금이나 서울 시민들의 반대 여론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당시 서울 외곽 지역에서 총선을 준비 중이던 국민의힘 정치인들도 “새로운 서울을 만들 게 아니라 있는 서울부터 잘 챙겨야 한다”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서울 외곽 지역 역시 출퇴근 시간대 심각한 교통난을 겪고 있는 데다가 서울시의 한정된 재원을 낙후된 서울 외곽 지역에 투입하기에도 부족한 상황에서 서울 편입 지역까지 챙기는 건 무리한 계획이라는 취지의 주장이었다.

이번에 발표된 뉴스1 여론조사에서도 상대적으로 비교적 외곽에 있는 서북권(마포구·서대문구·은평구 등)에서 서울 편입에 대한 반대 여론(71%)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점을 적극 파고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서울의 범위를 확대하고, 서울 시민의 지방세가 서울 밖 지역에 다량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납세자이자 당사자인 서울 시민의 의견을 물어보는 과정을 누락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시는 서울 편입 대상 지자체와 공동 연구반을 꾸리고, 서울시 자체 ‘동일 생활권 삶의 질 향상 TF’를 구성해 서울 편입과 관련된 장단점을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논의 기구에서 어느 정도 연구 결과가 축적되면, 이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서울 편입과 관련된 의견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모두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해 국민의힘에 “갑작스러운 편입으로 인한 지역의 불이익이 없도록 6~10년간 기존의 자치권과 재정 중립성을 보장한 완충 기간을 두는 ‘단계적 편입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이를 위한 논의는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해야 한다는 게 오 시장의 생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당에서 서울 편입 이슈를 담당했던) 뉴시티프로젝트 특별위원회에 ‘서울 편입과 관련해 긴 호흡을 가지고 객관적으로 분석해 보겠다’는 입장을 설명한 것 외에 올해 들어서 당과 의견을 교환한 적은 없다”며 현재 공동 연구반과 서울시 자체 TF를 통한 실무적인 차원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연구 결과를 공개할 수 있는 대략적인 시점에 대해서는 “자료 등이 축적이 돼야 하기 때문에 당장 이번 달이나 다음 달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서울 확장론’으로 총선 치르겠다는 국민의힘, 서울 시민 반대 여론은?


서울 시민의 반대 여론이 높은 상황임에도 국민의힘은 서울 편입 논의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배준영 의원을 단장으로 한 ‘경기-서울 리노베이션 TF’를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활동 개시를 선언했다.

더욱이 당 공천 결과가 확정되면 서울 편입 희망 도시의 국회의원 후보들까지 특위로 포함시켜 서울 편입론을 더욱 띄우겠다는 게 국민의힘의 구상이다. 사실상 국민의힘이 취약한 경기도 선거를 ‘서울 편입 이슈’로 치르겠다는 속내다.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59석에 달하는 경기도 지역 국회의원 의석 중 7석을 얻는 데 그쳤다.

TF 단장을 맡은 배준영 의원은 첫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총선이 있는) 4월 10일까지는 (서울 편입을 위한) 주민 투표를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4월 10일 이후에 주민투표를 하고, 해당 시·도의회에 의견을 구한 다음에 법안이 통과되면 봄이 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 의원은 서울 시민의 의견을 듣는 절차와 관련해서는 “그건 분명히 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서울시와 김포시가 서로 역할을 분담해서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김포는 광활한 땅이 있고, 서울은 여러 편의시설이 있다”며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분명히 상승작용을 일으킬 내용이 있어서 (서울 편입이) 서울 시민만의 피해라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김영호(서울 서대문을) 의원은 통화에서 “서울 시민들은 환영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반대 여론이 높았던) 서대문구의 경우 정부나 오세훈 시장이 추진하던 도시철도 사업도 지지부진해진 상황인데 엉뚱한 편입론이 나오니 허탈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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