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하승수의 직격] 한동훈, 국회보다 더한 검찰 특권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KTX 플랫폼에서 설 귀성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2.08. ⓒ민중의소리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국회의원 특권을 거론하고 있다. 당연히 국회의원 특권은 개혁해야 한다. 그러나 시민사회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그동안 논의되어 왔던 국회개혁의 방향은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불체포 특권은 헌법 개정을 할 사안이고, 국회의원 정수 축소는 정치개혁과는 반대되는 방향이다.

그동안 논의되어 왔던 정치개혁의 기본방향은 ‘특권은 줄이고, 의석은 늘리는’ 것이었다. 진짜 특권이 없는 나라의 국회를 보면, 국회의원 숫자는 대한민국보다 훨씬 많다. 대표적으로 특권없는 국회로 유명한 스웨덴 국회의원 숫자는 349명에 달한다. 스웨덴 인구가 1,000만 명 수준인 것을 생각하면, 인구 당 국회의원 숫자는 대한민국의 5배에 달한다. 오히려 국회의원 숫자를 줄이면 국회의원의 특권은 커지기 쉽다. 300명 중 1명이어도 저런 모습인데, 200명 중 1명이 되면 오히려 특권이 커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헛다리를 짚고 있는 것이다.

거대정당 대표의 유체이탈 화법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주장 중에서 국회의원 연봉을 중위소득으로 하자는 주장 정도가 그나마 검토대상인데, 이와 관련해서 필자는 2019년에 이미 국회개혁 3법을 제안했던 바 있다. 그 내용들을 소개하면 이렇다.

첫째, 국회의원 연봉은 독립적인 기구가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처럼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자신의 연봉을 정하는 ‘셀프연봉’부터 개혁해야 하는 것이다. 둘째, 국회에서 이뤄지는 밀실 예산 심사를 근절하는 등 국회 운영의 투명성을 전반적으로 높여야 한다. 셋째, 국회감사위원회를 설치해서 국회의원들의 법령 위반, 윤리 위반, 예산 낭비 등을 감시하도록 해야 한다. 나아가 헌법 개정을 통해 국회의원 소환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 정도는 되어야 국회 개혁 방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명절 연휴를 나흘 앞둔 5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해 구매한 생닭을 들어보이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4.02.05. ⓒ뉴시스

그런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런 법제도적 대안보다는 아이디어 수준의 얘기를 하는 듯하다. 그러나 그런 수준의 얘기는 눈속임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국회의원 특권 폐지 등 국회 개혁이 안 된 것이 누구 책임인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몸담고 있는 국민의힘 책임이기도 하다.

만약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국회를 개혁하겠다면, 그동안 국민의힘이 저질러 왔던 잘못에 대해 ‘사과’와 ‘반성’부터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런데 그런 일도 하지 않고, 갑자기 기득권 정당의 비대위원장이 ‘정치개혁’을 언급하는 것은 유체이탈 화법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얘기를 총선을 앞두고 하는 것은 헛된 공약(空約)으로 끝날 가능성이 거의 100%이다. 이뿐만 아니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출마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총선이 끝나면 멀지 않은 시점에 당대표 직도 그만두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어떻게 자신이 국회의원들의 특권을 개혁하겠다는 것인가?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얘기이다.

국회보다 더한 검찰은?


그리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국회보다 더 한 특권집단 출신이고, 그동안 그 집단을 비호해왔던 사람이다. 지금 국회를 보면 정보공개는 일정 수준 이뤄지고 있다. 물론 국회 스스로 정보공개를 한 것은 아니다. 필자가 원고가 되어 국회사무처를 상대로 여러 차례 소송을 해서 정보를 공개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받아 냈다. 그리고 뉴스타파와 3개 시민단체들(세금도둑잡아라,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국회사무처에 가서 서류를 열람하고 스캔하고 분석해서 검증했다.

그래서 국회의원들의 입법 및 정책개발비 등 세금오ㆍ남용을 밝혀냈고, 수십 명의 국회의원들이 잘못 쓴 국민세금을 2억 원 이상 반납했다. 그리고 국회사무처는 제도개선을 했다. 국회에서 사용하는 특수활동비도 80억 원대에서 10억 원 이하로 줄였다. 물론 아직도 미흡한 점들이 있지만, 국회에서 사용하는 예산은 상당 부분 개선된 것이 사실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22. ⓒ뉴스1

그런데 검찰은 법원의 판결도 무시하고 여전히 정보를 은폐하고 있다. 특수활동비 자료 중 2017년 상반기 이전의 자료는 불법폐기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에 2억 5천만 원의 특수활동비를 명절 떡값으로 사용했다. 역대 검찰총장이 예산 관련 법령과 지침을 무시하고 거액의 특수활동비를 현금화하여 금고에 넣어놓고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전국의 여러 검찰청에서 수사에 사용해야 하는 특정업무경비를 회식비로 유용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국회도 이렇게 국민세금을 쓰지는 않는다. 이렇게 국민세금을 엉터리로 쓰는 것이야말로 ‘특권’ 아닌가? 검찰 특수활동비는 줄었다고 하지만, 올해 72억 원에 달한다. 작년에 466억 원에 달한 검찰 특정업무경비는 올해에 더 늘었다.

전관예우 등의 특권은 어떻게?


게다가 고위검사들이 퇴직 후에 전관예우를 통해서 엄청난 소득을 올리는 것도 또 다른 특권이다. 이번에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된 박성재 전 서울고검장의 경우 검찰퇴직 후 5년간 46억 5천만 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과거 황교안 전 총리의 경우에도 검사퇴직후 16개월 동안 16억 원의 급여를 받아서 전관예우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검사들의 전관예우 사례는 너무나 많아서 일일이 거론하기도 어려울 정도이다.

전관예우는 ‘검사’라는 공직에 있었다는 것을 이용해서 어마어마한 사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는 행태이다. 그런데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왜 이런 검사특권 폐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특권 폐지에 관심 있다면, 그 이전에 자신이 몸 담았던 검찰조직 내부에서 벌어진 불법 의혹들에 대한 입장부터 밝혀야 할 것이다. 또한 검사 전관예우 근절에 대한 입장부터 밝혀야 할 것이다.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