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펑크’가 발생한 가운데, 직장인이 내는 근로소득세 수입은 오히려 늘어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지는 비중이 최근 10년 사이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동자 호주머니 털어 부자 지갑 메꿔준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3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정부의 근로소득세 수입은 59조1442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7억원(약 3%)가량 늘었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비중이다. 반면, 양도소득세(-14조7000억원)와 법인세(-23조2000억원), 부가가치세(-7조9000억원), 교통에너지환경세(-3000억원) 등 전반적인 수입은 분명한 감소세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추진한 부동산세 완화, 가업승계 세제 축소, 대기업 감세 등은 “부자 감세”라고 비판받은 바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해당 정책을 밀어붙였고, 지난해 국세 수입이 50조원가량 덜 걷히는 역대급 세수 펑크가 발생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직장인들에게서 걷는 근로소득세만 증가한 것이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12일 서면브리핑에서 “이른바 ‘투명지갑’, ‘텅장’으로 불리며 원천징수되는 노동자들의 세금은 그대로 걷어가면서, 재벌과 부자들에게만 대폭 세금을 깎아준 결과”라며 “노동자들의 호주머니를 알뜰하게 털어 안 그래도 빵빵한 부자들의 지갑을 더욱 불려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해 역대급 세수결손으로 예산을 잡아두고도 쓰지 못한 돈, 불용액이 자그마치 46조원에 달했다. 수조원대 환율 안정 자금까지 끌어다 썼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규모”라고 지적했다.
홍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에서 나라살림이 거덜 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엊그제 설을 맞아 집권당 국민의힘에서 내놓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살피겠다’는 논평은 새빨간 거짓말 또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