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돌려막는 다중채무자 450만명 ‘역대 최대’... 연체율도 4년만에 ‘최고’

가계대출자 23%가 3곳 이상서 대출... 다중채무자 비중도 최대

시중은행 ATM기기 자료사진 ⓒ뉴스1

빚을 내서 빚을 갚는 다중채무자가 45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중채무자는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차주를 말한다.

1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다중채무자 가계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국내 가계대출 다중채무자가 450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직전 분기(448만명) 대비 2만명 늘어난 수치다.

다만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568조1천억원)과 1인당 평균 대출액(1억2,625만원)은 전 분기(572조4천억원·1억2,785억원) 대비 각각 4조3천억원, 160만원 감소했다.

이 자료를 살펴보면 단순히 다중채무자들의 수만 늘어난 게 아니라, 이들의 상환 능력도 한계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다중채무자의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을 갚지 못한 대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5%로 추정됐는데, 이는 2019년 3분기(1.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이들 다중채무자의 평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58.4%로 여전히 월 소득의 60%가량을 대출 원리금 상환에 써야 하는 상황이다.

DSR은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대출받는 사람의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보통 당국과 금융기관 등은 DSR이 70% 안팎이면 최소 생계비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득으로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상당수 다중채무자의 형편이 한계(70%)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체 다중채무자(450만명) 중 26.2%(118만명)는 DSR이 70%를 넘었다. 또 14.2%(64만명)는 100%를 넘기도 했다. 이들은 갚아야 할 원리금이 소득보다 많다는 의미다.

저소득 또는 저신용자인 '취약 차주' 비중도 3년만에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말 취약 차주는 전체 가계대출자 가운데 6.5%를 차지했다. 직전 분기(6.4%)보다 0.1%p 늘어나면서 2020년 3분기(6.5%) 이후 3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3분기 말 현재 취약 차주의 평균 DSR은 63.6%였고, 취약 차주 가운데 35.5%(46만명)의 DSR이 7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대출은 전체 취약 차주 대출액의 65.8%(63조4천억원)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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