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실, 채상병 사건 수사 초기 ‘국방부 이관’ 검토했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 ⓒ뉴시스

대통령실(국가안보실)이 해병대 수사단(단장 박정훈 대령)의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착수 초기 단계부터 ‘국방부 조사본부로의 사건 이관’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민중의소리’ 취재에 따르면 안보실에 파견된 김형래 대령은 작년 7월 21일 해병대 수사단을 이끌던 박정훈 대령에게 채상병 사망 사건을 국방부 조사본부로 이관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채상병 사망 사건이 발생 및 해병대 수사단 수사 착수 시점은 7월 19일인데, 그로부터 불과 이틀 후에 벌어진 일이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국방부 장관 직속 수사기구로, 용산 국방부 영내에 위치해 있다. 대통령실 청사와도 도보로 5분 거리다.

김 대령은 7월 21일 오전 7시 31분께 박 대령과의 통화에서 국방부 조사본부 이관 방안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두 사람은 1분 33초가량 통화를 했다.

이 통화에서 김 대령은 ‘안보실은 해병대에서 발생한 사건인데 해병대에서 수사를 하는 것이 공정한지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다’는 취지의 견해를 언급했고, 박 대령은 ‘다른 데서 해도 상관은 없는데, 우리가 해도 공정하게 잘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통화 전후로 두 사람은 세 차례 더 문자를 주고받았다.

안보실 검토 사항을 확인한 당일 박 대령은 국방부 조사본부 측과 통화했다. 박 대령은 국방부 조사본부 김진락 수사단장(대령)에게 7월 21일 오전 11시 22분께 전화를 걸어 조사본부 이관에 대한 견해를 물었고, 김 단장은 ‘왜 우리한테 넘기려고 하느냐’는 취지로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통화는 4분 25초간 이뤄졌다.

이 같은 의견이 오간 이후 해병대 수사단이 채상병 유족들에게 수사 진행 상황과 관련한 브리핑을 진행했고, 유족들은 해병대 수사단 수사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브리핑 이후부터는 안보실에서 더 이상 국방부 조사본부 이관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병대 수사단이 8월 2일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 장성급 지휘관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특정해 경찰에 이첩한 뒤 군검찰이 이를 다시 회수하고, 사건이 국방부 조사본부로 넘어간 이후에는 장성급 지휘관들이 혐의 대상에서 빠졌다. 해병대 수사단이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수사결과를 보고한 뒤에 경찰 이첩, 군검찰의 회수가 이뤄지는 기간 동안 안보실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집중적으로 통화를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안보실과 해병대 사이 소통이 채상병 사망 사건 당일부터 있었던 사실도 확인됐다. 임기훈 당시 국방비서관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7월 19일 낮 12시 14분과 7월 20일 오전 7시 3분 두 차례 먼저 통화를 나눴다. 7월 20일 임 비서관이 김 사령관과 통화를 마친 직후인 오전 7시 5분에는 김형래 대령이 김 사령관과 한 차례 더 통화를 했다.

박 단장 측 김정민 변호사는 “안보실 측은 단순히 수사를 앞으로 어떻게 할 계획인지 알아본 정도라고 변명을 하고 있지만, 국방부 조사본부 이관과 관련한 통화가 이뤄졌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중요하다”며 “안보실에서 초기 단계부터 사건을 컨트롤 하려고 작정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사본부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더라도 국방부 장관이 적법한 지휘권이 있으니 그에 따라 하는 것이 맞지, 그런 생각을 안보실에서 갖고 있었던 것이 문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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