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라이더와 시민 1500명이 지난 3일 서울 강남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망사고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유니온)는 13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음주운전 피해에 노출돼 있는 라이더들의 현실을 공개하며 지난 6일부터 접수받은 탄원서를 공개했다.
이 사건은 지난 3일 새벽 서울 강남에서 20대 여성 A씨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50대 배달라이더 B씨를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다. 사건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A씨가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반려견을 끌어안고 있다는 증언과 사진이 공개되면서 공분을 샀다. A씨는 지난 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구속됐다.
유니온은 설 연휴 기간동안 라이더 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실태 조사 결과를 함께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직·간접적으로 음주사고를 경험한 라이더들의 비율은 30% 이상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 사고로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는 것은 물론, 차량 파손 등 물질적 피해를 입는 경우도 상당했다. 근무 중 음주운전자를 발견한 경험이 있다는 비율은 무려 60% 가까이 나타났으며, 발견 횟수도 5회 이상이었다는 비율이 높았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배달노동자에게 도로 위는 작업장”이라며 “이 작업장에서 음주운전을 한다는 것은 마치 흉기를 들고 내가 일하고 있는 현장에 뛰어 들어와서 난동을 부리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유니온은 “앞으로도 탄원서를 꾸준히 접수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본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실제 가해자가 제대로 처벌받는지 라이더들과 시민들이 함께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라이더 음주운전감시단’을 결성해 이번 사건을 비롯해 음주운전 가해자들이 엄벌에 처해지는지 감시하고, 근무 현장에서 음주운전 의심 사례를 제보하는 활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