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극우 채널이 돼버린 공무원인재개발원 공식 유튜브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의 공식 유튜브 채널이 정치적이고 편향된 영상으로 가득 찼다. 윤석열 대통령을 편파적으로 홍보하는 이 영상들은 ‘전국민 울려버린 대통령’, ‘대처 총리와 윤석열대통령’, ‘윤통의 분노 카카오 제국, 용서 못 해’ 등 제목만 봐도 낯 뜨겁다.

내용은 더 심각하다. 2024년 2월 12일 게재된 ‘힘들고 고달파도, 할 일은 한다’ 편에서는 공무원인재개발원 김채환 원장이 등장해서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많은 일을 해왔다. 대표적으로 대한민국 산업의 암적인 존재인 노조병을 치유했다”거나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을 이끌어서 세계적 석학들의 엄지척을 받았다”거나 “멈췄던 원전생태계를 다시 일으켜 달리게 했다”는 따위로 논란 많은 주제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을 거침없이 해댔다.

김채환 원장 취임 때부터 우려됐던 일이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직에 윤 대통령이 그를 내정할 때부터 논란이 일었다. 김 원장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채환의 시사이다’는 소문난 극우 유튜브 채널이었고, “좌파세력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죽으라고 압박해 노 전 대통령이 죽을 수밖에 없었다”거나 “윤 대통령이 헌법에 명시된 긴급명령을 발동해 민주노총, KBS, MBC,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세력을 해체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지속‧반복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실은 ‘소통에 능한 분’이라며 김 원장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극우 유튜버로서 김 원장의 거짓 선동 이력은 이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군인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하라고 지시했다’거나 ‘중국이 7만여 명을 촛불시위에 동원했다’는 괴담도 김 원장에게는 일상이었다. ‘세월호의 죽음, 이태원의 죽음, 죽음을 제물 삼아 축제를 벌이고자 하는 자들의 굿판’ 같은 주장을 하면서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에 대한 분노를 왜곡하고 호도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이쯤 되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공식 유튜브를 극우 유튜브처럼 만들어 버린 것은 단지 김 원장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의도라고 봐야 한다. 애초에 논란 많았던 사람을 ‘소통에 능한 분’이라고 평하며 임명한 것은 윤 대통령이고, 김 원장은 공직에 올라서도 아무런 제재 없이 하던 일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는 논란의 영상들은 대부분 김 원장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도 게재돼 있다.

지금도 유튜브에는 여러 가지 주장을 담은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개인이라면 다른 사람의 권리와 명예를 침해하지 않는 한 어떤 주장이든 할 자유가 있다. 하지만 공직자라면 달라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다. 하물며 국가기관의 공식 유튜브라면 말할 것도 없다. 더군다나 김 원장은 다른 기관도 아닌 공무원을 대상으로 일하는 기관의 장이다. 당장 잘못을 시정하고 이런 일을 초래한 윤 대통령의 인사 방향을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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