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전공의·의대생들, 국민 생명 볼모로 집단행동 안 돼”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2.20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의료 현장의 주역인 전공의와 미래 의료의 주역인 의대생들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해 “의대 증원에 반대하여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을 결의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는 28차례나 의사 단체를 만나 대화하며, 의료개혁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정부는 의사들을 위한 사법 리스크 감축, 지역필수의료에 대한 정책 수가 등 보상체계 강화, 지역의료기관에 대한 투자 지원 등을 함께 제시한 바 있다”면서 “그럼에도 지난주 전공의 사직 등 집단 휴진이 예고되면서 수술이 축소되거나, 암 환자 수술이 연기되는 사례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안보, 치안과 함께 국가가 존립하는 이유이자, 정부에게 주어진 가장 기본적인 헌법적 책무”라며 “그러한 차원에서 국가는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의사는 군인, 경찰과 같은 공무원 신분이 아니더라도, 집단적인 진료 거부를 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의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2022년 7월에는 빅5 병원 중 한 곳의 간호사가 병원에서 일하다가 쓰러졌는데도 의사가 없어 수술받지 못하고 사망한 안타까운 일까지 있었다”며 “우리나라 필수의료의 심각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필수의료가 아닌 비급여 진료에 엄청난 의료인력이 유출돼 필수의료에 거대한 공백이 생긴 현실을 우리 국민은 늘 일상에서 마주하고 있다. 특히 필수의료 분야의 의료인력은 더 현저하게 줄어들었고, 그 결과 지역 필수의료도 함께 붕괴됐다”며 “지역 필수의료체계의 붕괴는 지역에 사는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이 매우 위험해졌다는 뜻”이라고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 반대 주요 논리를 하나하나 반박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일각에서는 2천 명 증원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허황한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2천 명 증원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확충 규모라고 할 수 있다. 내년부터 의대 증원을 해도 2035년에야 비로소 2천 명의 필수의료 담당 의사 증원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의대 증원으로 의학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맞지 않다”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정원은 현재 한 학년 135명이지만, 지금부터 40년 전인 1983년에는 260명이었다. 경북대, 전남대, 부산대 등 지역 대표 국립 의과대학들도 모두 마찬가지 상황이다. 정원이 더 많았던 그때 교육받은 의사들의 역량이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의사 증원만으로는 필수의료 붕괴를 해결할 수 없음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만, 의사 증원이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필수조건임은 명백하다. 더욱이 의대 증원은 지역완결적 필수의료체계를 완성하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의료인 여러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의료개혁에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며 “지역 필수의료, 중증 진료에 대해 정당하게 보상하고, 사법 리스크를 줄여 여러분이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책임지고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전국 주요 병원의 전공의 6천여 명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23시 기준으로 전체 전공의 중 95%가 근무 중인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 대한 점검 결과, 소속 전공의의 55% 수준인 6천415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이 중 1천630명이 근무지를 이탈했다. 근무지 이탈자는 세브란스 병원과 성모병원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기사 원소스 보기

기사 리뷰 보기

관련 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