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세력을 중심으로 이승만을 대한민국을 세우고, 공산주의로부터 나를 지킨 영웅으로 묘사하는 영화 ‘건국전쟁’ 띄우기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보수 정치인들이 직접 추천에 나서고, 영화 관람료를 되돌려주기까지 하는 등 홍보에 나서면서 개봉 19일 만인 2월 19일 현재 누적 관객 75만 3천여 명을 넘겼고, 일일 흥행 순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승만을 건국 대통령으로 띄우려는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려는 시도와 이어진다. 건국절 주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역사를 부정하고, 대한민국은 미국의 지원을 받아 세운 1948년 8월 15일에 세운 반공국가이기 때문에 이승만은 독재자가 아닌 이 나라를 세운 건국대통령으로 추앙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주장은 우리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한다. 우리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밝히고 있다. 1948년 건국 주장과 4.19혁명으로 쫒겨난 이승만은 결코 건국대통령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하는 구절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이러한 반헌법적 이승만 띄우기가 본격화됐다. 지난해 이승만 추모식에 국가보훈처장(현 국가보훈부 장관)이 공식 참여하고, 3.1절 기념식 배경에 여러 독립운동가와 함께 이승만의 얼굴이 들어갔다. 급기야 올 1월엔 국가보훈부가 이승만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까지 선정했고, 2월 영화 ‘건국전쟁’이 개봉하면서 정점으로 치달으며 이승만 기념관 건립까지 공론화하고 있다.
이승만은 결코 건국의 영웅이 될 수 없다. 영화 ‘건국전쟁’이 말하는 이승만의 ‘건국’은 동족을 공산주의와 사회주의로 몰아 죽인 ‘이념전쟁’이었다. 보도연맹 사건, 제주 4,3 학살, 한국전쟁 시기 각종 민간인 학살에 이르기까지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4.19로 권좌에서 쫓겨나기 전까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며 독재자로 군림했다. 이런 이승만을 건국대통령으로 띄우는 반헌법적인 역사 왜곡을 보수세력은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