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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소수자 축복을 출교로 단죄한 감리교의 시대착오적 판결

감리교 총회 재판위원회가 지난 4일 열린 재판에서 결국 성소수자 축복식 등을 통해 동성애를 옹호한 것이 감리회 내부 규칙인 ‘교리와 장정’의 제3조 8항(동성애 찬성 및 동조) 등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교회재판을 받아온 이동환 목사에게 기독교인에겐 사형 선고나 다름없는 출교 처분을 내렸다.

개신교의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적 움직임은 감리교뿐 아니라 거의 모든 개신교단에서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2020년 8월 ‘동성애 연구’를 빌미로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대전서노회가 허호익 교수(대전신학대학교 퇴임)의 목사직에 대해 면직과 출교 처분을 내렸다. 2018년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무지개 퍼포먼스를 했다는 이유로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들이 징계를 받았다.

개신교의 이런 태도는 개신교보다 보수적인 가톨릭의 행보와도 크게 대비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 커플을 인정하진 않았지만 “사제는 축복을 받아 하느님의 도움을 구하려는 모든 상황에 처한 이에게 교회가 다가가는 것을 방해하거나 막아선 안 된다”며 동성 커플을 축복하는 것을 공식 승인했다. 하느님의 축복을 받을 권리는 성적 자기 정체성의 차이 등 그 어떤 차이로도 차별받을 수 없다는 것은 성서가 강조하는 핵심이기도 하다.

이런 성서가 강조하는 차별 없는 사랑과 차별 없는 축복을 버리고 나와 다른 이를 단죄하는 개신교의 모습은 대중이 멀어지는 이유로도 작용하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지난해 1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종교가 없는 이들이 꼽은 각 종교 친근도 조사에서 불교(20.4%), 가톨릭(16.6%), 개신교(4.2%) 순으로 나타났다.

많은 이들은 21세기에 지향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다양성과 포용성이라고 말한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나와 다름을 포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를 풍성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하지만 이런 시대적 흐름에 뒤처진 채 개신교가 시대착오적 교리만 강조하고, 다른 종교와 성소수자들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을 배제한다면 대중으로부터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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