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바이든 대 트럼프, 우리는 준비하고 있나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가 '슈퍼화요일' 직후 경선에서 하차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것이다. 이렇다 할 경쟁자 없이 당내 레이스를 이어온 바이든 대통령도 민주당의 후보로 추인될 것이 확실시된다. 오는 11월의 미국 대선 구도가 확정된 셈이다.

현재까지의 여론조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소 유리하다. 주별로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미국 대선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이른바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도 비록 오차범위 이내이기는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는 추세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부진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올해 81세라는 고령과 이에 따른 건강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고, 이스라엘의 가자 침공이 장기화하면서 진보와 젊은 층이 등을 돌렸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약점이다. 이민정책과 낙태 문제에서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 상황은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대선 승패를 가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복귀할지, 아니면 바이든 현 대통령이 수성에 성공할 지는 아직 알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트럼프 측의 공세에 바이든 대통령 역시 끌려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공화당의 트럼프화가 강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민주당 역시 우경화될 수 있다. 결국 미국의 '미국 우선주의'와 대외적 고립주의 성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변화가 일관성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철수할 수 있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에서는 더 극단적인 정책을 펼 수도 있다. 북한 문제에서는 협상을 시도할 수 있지만, 대만 문제에서는 반대일 수도 있다. 이렇게 좌충우돌하는 정책은 우리 외교에 큰 숙제를 던진다. 윤석열 정부의 이른바 '가치외교'가 붕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는 냉전 이후 가장 큰 변화에 직면해 있다. 변화를 헤쳐 나가자면 결국 자기 자신의 힘이 중요하다. 미국과 일본을 추종하는 것으로 외교를 대신하는 현 정부의 정책은 지속되기 어렵다. 우리는 과연 준비되어 있냐는 질문을 던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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