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비례정당 지지율 1위 넘보는 조국혁신당

창당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넘보고 있다. 25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에서 27.7%를 기록했다. 3위인 더불어민주연합의 20.1%를 추월해 29.8%로 조사된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바짝 뒤쫓는 수치다.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할 호남권에서는 큰 차이로 1위를 차지한 여론조사도 여럿 나와있다.

조국혁신당이 놀라운 지지율을 보이는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민심이 이 당에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의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서 자신은 물론 온 가족이 큰 화를 당하면서 조국 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척점에 서 있는 인물이 됐다. 현재 재판 중인 조 대표의 혐의가 가볍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까지 핍박을 받을 일은 아니었다는 게 사람들의 생각인 셈이다. 여기에 지난 2년 동안 보여준 윤 대통령의 처신은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웠던 공정이나 상식과 거리가 멀었다. 조국혁신당에 대한 지지가 윤 정권에 대한 분노를 표현하는 수단이 된 것이다.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른바 '제3지대' 유권자들의 관심도 모이고 있다. 전통적인 진보정당은 물론이고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전 총리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등이 여론의 관심밖으로 밀려난 것이 그것이다. 정권 심판이라는 총선의 본질적 쟁점을 주도하면서 거대 양당 바깥의 지지층까지 결집시킨다면 조국혁신당은 이번 총선에서 큰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다만 조국혁신당의 성공이 곧바로 한국정치의 지형을 바꿀 것이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정권심판이라는 '원 포인트'를 내세우고 있고, 비례대표 후보들의 면면에서도 뚜렷한 이념이나 정체성을 찾기 어렵다. 조국혁신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지역구 선거에서는 민주당이나 야권 후보들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와 같은 구호들이 나온 이유다.

분명한 것은 조국혁신당이 대변하고 있는 현 정부에 대한 분노다. "3년은 너무 길다"는 이 당의 구호처럼 국민들은 이미 윤석열 정권을 '탄핵'하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등판 이후 여당의 지지율이 잠시 회복된 적이 있지만, 정권 심판이라는 이번 총선의 큰 줄기는 한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은 국민의 분노에 고개를 숙이지 않고 '야당 심판'이라는 희한한 주장을 반복해왔다. 윤 대통령과 여당은 거대한 민심의 쓰나미가 이제 곧 자신들을 휩쓸어 버릴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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