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주호주 대사(전 국방부 장관)가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고 스스로 밝혔다.
이 대사를 대리하는 김재훈 변호사는 27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이 대사는 퇴임 후인 작년 11월 초 4박 5일 해외 가족여행도 다녀왔다”고 전했다. 당시는 이 대사가 공수처로부터 피의자로 입건된 지 두 달여가 흐른 시점이었다.
공수처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에 이 대사의 피의자 신분 전환 시점에 대해 “고발됐던 시점 즈음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작년 9월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고발을 당했다.
이 대사 측은 수사외압 의혹을 부인하고, 이와 관련한 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의 부당함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해외여행 사실을 실토했다. 해외여행도 다녀올 정도로 출국에 제한이 없었는데, 호주 대사로 부임한 것을 두고 ‘해외 도피’ 프레임이 씌워진 건 부당하다는 취지다.
이 대사 측은 “국방부 장관으로서 법령이 부여한 직무상 권한에 따라 정당하게 업무를 처리했고, 그 어떠한 위법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며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 수사는) 수사가 아니어서 수사외압이라는 논리 자체가 성립될 수 없기에, 고발 내용은 정치공세였다”고 했다.
또한 작년 11월 초 해외여행 때 “아무런 제한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급기야 ‘출국금지 중요 피의자 호주대사로 임명, 금지 풀어 해외 도피’라는 정치적 프레임이 씌워졌다. 본인은 졸지에 ‘파렴치한 해외도피자’라며 지탄을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감내하기 힘든 치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