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에서 첫 흑인이자 스타 좌파 주지사가 탄생할 것인가

2024년 2월 21일 미국 뉴저지의 바라카 뉴어크 시장이 주지사 선거 출마 선언을 한 후 CBS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편집자주

뉴저지 뉴어크의 라스 바라카 시장이 내년 1월 1일에 실시되는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당선될 경우 흑인 최초의 뉴저지 주지사가 된다. 53세인 바라카는 지난 2014년부터 뉴저지 최대 도시인 뉴어크 시장을 역임하고 있다. 바라카는 2015년 '미국 최고의 진보 시장'으로 선정될 정도로 각종 진보적인 정책을 원만하게 시행해 왔고, 도시의 통합을 이룬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2월 말 폴리티코가 한 바라카와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원문:  This New Jersey mayor wants to be a governor like Ron DeSantis or Greg Abbott — but for the left

라스 바라카만큼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나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거리가 먼 사람은 없을 것이다. 흑인 시인 활동가 부모 아래에서 자란 민주당 소속의 바라카는 뉴저지주의 최대 도시 뉴어크의 시장이다. 그는 뉴어크를 ‘트럼프 시대의 안식처’라고 선포하고 투표 기회를 확대하고 기본소득 프로그램을 시험 운영했다.

그런 그가 플로리다와 텍사스의 공화당 주지사처럼 되고 싶어 한다.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그것은 이민과 성교육을 국가적 이슈로 만든 두 주지사와 같은 트랜드세터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두 주지사와는 달리 뉴저지를 좀 더 왼쪽으로 트는 진보적 트랜드세터 말이다. 이달 뉴어크 시청 근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뉴저지가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바라카는 뉴저지, 아니 어쩌면 미국 전체에서 가장 진보적인 민주당원 중 하나다. 그는 민주당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뉴저지의 좌클릭을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밥 메넨데즈 상원의원이 부패 혐의로 기소됐고, 상원의원 보궐 선거에서 선거구별로 당이 지지하는 후보를 묶어서 표시하는 뉴저지의 독특한 경선 투표용지 때문에 민주당의 내분이 극에 치닫고 있다.

바라카는 사실상 당에게 경선 후보 지명권을 주는 그런 투표용지를 폐지하자는 몇 안 되는 선출직 정치인 중 하나이다. 바라카는 ‘사람들은 지겹다. 사람들은 똑같이 생기고, 똑같은 말을 하고, 실제로 하지도 않을 일을 약속하는 정치인에게 지쳤다. 정치인이 우리에게 햄버거와 피자를 내밀면서 둘이 다르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 둘은 거기서 거기다’라고 했다.
(이 인터뷰는 길이와 명확성을 위해 편집됐다)

당신의 전략은 무엇인가? 주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당신에게 좋은가?


내가 얘기를 나눠본 뉴저지 주민은 요즈음의 상황에 짜증이 날 대로 났다. 치솟은 밥상 물가로 고통스러운 유권자는 뭔가 다른 것을 보고 싶어 한다. 그들은 더 창의적이고, 더 분명한 새로운 얘기를 원한다.

뉴저지 주민은 생활 물가 등의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꺼이 힘을 합칠 것이다. 경제적 불평등, 저조한 경제 참여, 부족한 주택 등 뉴어크 시민이 느끼는 문제를 뉴저지 주민 모두가 느끼고 있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가 모두 같고, 내가 뉴어크에서 주택문제를 위해 싸운 것이 다른 지역 주민의 주거권 확보 싸움과 다르지 않다는 것만 알면, 우리는 힘을 합칠 수 있다.

당신이 가장 우선시하는 이슈가 주택 문제인가?


주택과 보건의료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 중에서 가장 비싼 이슈다. 많은 사람이 소득의 30~50%를 주거비로 지출한다. 지금도 다른 것을 할 여력이 없는데 모든 것의 비용은 점점 더 올라가고 있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사람들은 이것이 도시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는 주 전체의 문제다.

뉴저지는 인종 분리가 심각한 주이다. 그 기저에는 주택 문제가 있다. 교육 문제의 기저에도 주택 문제가 있다. 불과 13킬로미터 떨어진 리빙스턴과 뉴어크의 기대 수명은 14년이나 차이 난다.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는 것이다.

흑인 노예 후손에게 배상금을 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문제를 어떻게 논의해야 하는가?


우선, 말 돌려서 다른 표현을 쓰지 않고 당당하게 ‘배상’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적어도 거기까지는 논의가 돼야 한다. 어떻게 평등을 이룰 것인가, 뉴어크에서 시도하는 것처럼 조달과 지출을 어떻게 평등하게 할 것인가, 모두가 자원, 기회, 교육 등을 고루 누릴 수 있어야 한다.

필 머피 주지사(민주당)는 ‘흑인과 라틴계 지역이 고통이 특히 크다‘고 말한다. 누구나 그렇게 얘기한다. 그러면서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예산을 세우지 않는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자기 탓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두려워하는 것 같다. 물론 우리 중 누구도 당시의 노예제를 겪은 건 아니지만 수십 년, 아니 수백 년 후에도 그 피해는 계속된다. 제2차 대전 이후 대출이 제공될 때 흑인은 받지 못했다. 그 이후에도 차별이 여전해 린칭, 인종 분리, 게토 살이 등이 이어졌다. 그 모든 것은 흑인이 부를 축적하는 것을 막는 고의적인 제도적 장벽이었다. (악명 높은) 미시시피가 아니다. 뉴저지다. 여기서는 그런 얘기를 할 수.있다.

당신의 말을 듣고 ‘여기가 미시시피도 아닌 뉴저지인데 그래도 배상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배상이 필요한 것은 뉴저지에서 인종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200년이 걸릴 것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뉴저지가 미국에서 6번째로 인종 분리가 심각한 주이기 때문이다. 뉴저지에는 전국 최고 수준의 학교가 많지만, 흑인이 다수인 지역에서는 3학년이어도 글을 읽지 못하는 학생이 절반이 넘는 학교도 많기 때문이다. 흑인의 산모 사망률이 백인보다 7배나 더 높기 때문이다.

당신은 지금 경선에서 가장 진보적인 후보일 것이다. 신생아 채권, 흑인 노예 배상금과 같은 얘기도 하고 있다. 그렇지만 거기에는 대가도 따를 것이다. 중도 성향의 유권자에게는 너무 좌파적으로 보일 수.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뉴저지에서는 이미 충분히 많은 사람이 자녀 공제와 신생아 채권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뉴저지 주민은 코로나 팬데믹 동안 이를 목격했고, 그런 정책을 통해 자기가 생존할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것을 사람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경제 번영이 의미하는 바와 자기 삶을 잘 꾸려나가는 데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주 전체의 사람들에게 호소하면 된다. 흑인이든 히스패닉이든 백인이든, 어느 동네에 살든, 지금은 모두가 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생아 채권, 흑인 노예 배상금 등과 같은 정책을 위해서는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그런데 코로나 지원금은 거의 소진됐고, 주 수입도 줄어들고 있다. 뉴저지는 학교 지원에 110억 달러, 연금 지급에 70억 달러를 매년 투입한다.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것을 창의적으로 재고해야 한다.

그것이 무슨 의미인가?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다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돈을 어디에 쓰고 있는지, 그 돈이 어디서 왔는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뉴저지 재정이 어떻게 짜져 있는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 학교 지원 문제도 마찬가지다. 학교 지원금 배분 방식부터 시작해서 누가 돈을 받고 누가 받지 못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내가 처음 시장이 됐을 때 뉴어크도 9,800만 달러의 적자 상황이었다. 그때도 사람들은 뉴어크 기업들이 다른 도시로 이전할 것이라는둥 지금과 똑같은 주장을 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정의로운 것과 번영은 모순되는 게 아니다.

당신이 외부인의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0년 동안 뉴어크 시장을 지냈으니, 사실상 외부인은 아닌 것 같다.


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만 외부인인 것 같다. 물론 나도 몇몇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해 봤지만, 그런 접근 방식은 시대에 뒤떨어져 있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당선된다면 당신은 뉴저지 최초의 흑인 주지사가 된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것이 당신의 리더십 스타일과 행정 스타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건 내게 많은 의미를 갖는다. 그것이 내 할머니에게 큰 의미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내 이웃에게도 큰 의미가 될 것이다. 뉴저지에서의 내 행정 스타일은 이곳 뉴어크에서의 스타일과 같을 것이다. 우리 중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사람도 책임질 것이다. 진정한 민주당 당원이 되려 할 것이다.

흑인 노예 배상 문제와 양극화 문제로 다시 돌아가 보자. 주 정부가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두렵다’는 표현을 쓰겠다. 그들은 표를 잃고 지지 기반을 잃을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에서는 그런 얘기를 하지만 그 누구도 잃은 게 없다. 뉴욕에서도 마찬가지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가 그런 얘기를 한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를 내쫓지 않았다.

지금 말하는 건 그냥 얘기하는 것일 뿐 어떤 정책 제안을 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21세기 사람들은 미국에서 배상에 관해 토론을 할 만큼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뉴저지와 같은 주에서도 그런 토론을 할 정도로 성숙해졌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뉴저지에서 그것이 어떤 모습을 가질지는 우리 모두가 함께 결정해야 할 문제이다.

배상 문제는 미국이 국가 차원에서 논의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다른 주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뉴저지에서는 주를 독려하고 이끄는 도시가 있고, 도시나 주 차원에서 하기 어려운 더 큰 일을 국가가 하도록 이끄는 주가 있다.

더 넓게 얘기하자면 뉴저지 민주당이 최근 ‘진보’에 좀 소극적으로 된 것 같지 않은가?


뉴저지 정치의 관행상 필요한 만큼을 넘어서는 일을 하기가 쉽지 않다.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는 민주당원은 많다. 그들은 지지와 지원이 필요할 뿐이다.

당신은 격렬했던 60년대 말 인종 폭동 직후에 뉴어크에서 태어나 자란 것으로 안다. 그것이 당신의 세계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당신이 왜 주지사가 되려 하는지 조금만 얘기해 달라.


나는 뉴어크 폭동 2년 후인 1970년에 태어났다. 케네스 깁슨이 동부 대도시의 첫 흑인 시장이 되던 해였다. 아기였을 때 깁슨 뉴어크 시장이 안아주는 사진도 있다.

폭동 당시 경찰이 우리 집을 압수수색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형을 위층에 숨게 했다고 한다. 활동가이자 시인이었던 아버지는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구타당하고 내란죄로 재판을 받았다. 당시 검찰은 아버지의 시를 내란 선동의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내가 보고 들었던 것들은 당연히 내 세계관과 뉴어크를 바라보는 시각, 뉴저지를 바라보는 시각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당시에는 그 어떤 지원 프로그램이 없었다. 우리에게 ‘이 모든 것을 바로 잡아라’라고 말하면서 1억 달러를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우리는 알아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

나는 내 도시를 사랑한다. 나는 뉴어크를 위해 필사적으로 싸운다. 그래서 우리가 하는 일에 열정과 헌신을 다하는 것 같다. 너무나 많은 사람이 출세욕과 야심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야심이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 다만 그 야심이 자기 한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을 포함할 수 있을 정도로 커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출세욕이 없다. 내가 뉴어크 시장이 되지 않았어도 세상이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뉴저지 주지사도 마찬가지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되든 나는 내가 이겼다고 느낄 것 같다.

뉴어크를 넘어, 뉴저지를 넘어 더 넓은 맥락의 비전과 당신이 뉴어크에서 해온 일에 대해 생각하는가?


우리가 뉴저지에서 하는 일이 전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애벗 주지사가 이 나라에 영향을 미친 것처럼, 드샌티스 주지사가 이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우리가 이 나라에 영향을 미치기를 기도한다. 그것이 소수자 우대 정책이든, 투표권이든, 노동자의 기회 확대 문제든, 우리가 이 나라의 다른 사람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거기까지다. 전국 차원에서 일을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내 뒷마당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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