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선거 도중 여당 내에서 터져나온 ‘윤석열 대통령 사과’ 주장

영남 3선 출신 조해진 국민의힘 후보(경남 김해을)가 선거 열흘을 남겨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조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을 실망시킨 것, 국민을 분노하게 한 것을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이 살 길은 대통령이 "무릎을 꿇는 것"이라고도 했다. 선거운동 중에 여당 후보가 대통령을 상대로 이 같은 주장을 펼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요구는 야당 정치인들이 자주 하는 주장이다. 하지만 그것이 여당 중진 의원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여당 중진이 자기 당이 배출한 대통령을 상대로 '대통령실과 내각 총사퇴', '국민앞에 무릎꿇고 사과하라'는 주장을 펼친 것은 드물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 지 아직 2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말이다.

물론 지역구에서 자신의 지지율 열세를 쉽사리 만회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화가 나서 그랬을 수도 있다. 조 후보는 영남 3선 중진으로 '물갈이' 대상이었지만 자신의 지역구를 내주고 험지로 분류되는 경남 김해을로 옮겨 전략공천을 받았다. 2008년 총선부터 친이명박계로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2022년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뒷배 역할을 하며 승승장구했으나 이번 총선에서 교체 대상에 올랐다. 결국 '인근지역 험지 출마'라는 한동훈 비대위의 타협적인 제안을 수용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역구 현역인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후보에게 고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영입 인재도 아니고 당의 과거와 현재에 책임이 있는 중진 의원이 이렇게까지 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선거운동을 펼치다 갑작스레 서울에 올라와 시국기자회견을 한 것도 그렇다. 조 후보는 기자회견 말미에 "대통령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 "못하면 심판하든 탄핵하든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불안정한 당내기반을 갖고 권력을 잡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던지는 경고 메시지다. 국민의힘 내부가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다.

집권세력 내부의 암투는 결국 자신들이 해결할 문제다. 이와 별도로 조 후보의 주장은 하나도 틀린 것이 없다. 조 후보는 윤 대통령이 "오만과 독선으로 불통의 모습을 보인 것, 정치를 파당적으로 한 것, 인사를 배타적으로 한 것, 국정과제에 혼란을 초래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을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지당한 말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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