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2일 울산을 찾아 대통령 재임 시절 인연이 있는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들을 중심으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전날 부산과 경남 방문에 이은 행보로, 문 전 대통령은 연일 민주당의 험지로 꼽히는 지역을 방문해 후보들을 격려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김정숙 여사와 함께 울산에 출마한 김태선(울산 동구), 오상택(울산 중구), 전은수 (울산 남구갑) 후보를 각각 찾아갔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푸른색 외투에 청바지, 운동화 차림이었다. 김 여사도 푸른색 재킷을 입었다.
먼저 김 후보와 만난 문 전 대통령은 김 후보 내외와 항일독립운동의 터전인 보성학교 전시관을 둘러보고, 보성학교 설립자인 울산 동구 출신의 항일운동가 성세빈 선생 생가를 방문했다. 생가에서 문 전 대통령은 성 선생의 친손자 성낙진 씨와 성 선생 서훈 문제에 관해 대화하기도 했다.
이후 취재진과 짧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문 전 대통령은 울산 방문 이유에 대해 “이번 선거는 정말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하는 너무나 중요한 선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와 특별한 연고가 있는 지역이나 후보를 찾아 조용하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김태선 후보는 지난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동료”라며 “문재인 정부가 무너진 조선 산업을 되살렸듯, 김 후보는 무너진 민생을 다시 살려낼 수 있는 그런 후보다. 김 후보가 꼭 당선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울산 중구 태화강 국가정원으로 걸음을 옮긴 문 전 대통령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행정관으로 기용한 오상택 후보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은 “칠십 평생 살면서 여러 정부를 경험해 봤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며 “정치가 너무 황폐해졌다. 막말과 독한 말이 난무하는 저질의 정치로 전락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 전 대통령은 울산 남구 궁거랑길에서 변호사 후배인 전은수 후보를 지원한 뒤에는 “이번 선거는 국민에게 희망을 드려야 하는 선거”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중심이 되겠지만, 조국혁신당과 새로운미래 등 야권 정당들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전날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배재정 후보, 경남 양산시갑에 출마한 이재영 후보를 연달아 만나 격려했다. 사상구는 문 전 대통령의 19대 총선 당선 지역이다. 배 후보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비서관을 지낸 인연이 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 당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으로 일했고, 이 후보의 배우자 기모란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시기 청와대 방역기획관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