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더불어민주연합 전종덕 후보 “2중대? 진보정당다운 국회 활동 보여주겠다”

더불어민주연합 전종덕 후보는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는 절박한 민심을 받들어 연합정치를 실현시켰다”며 “당선되면 노동자 의원, 진보정당 의원다운 확실한 국회 활동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종덕 후보는 전남 강진의료원의 간호사 출신으로 보건의료노조 본부장을 거쳐 2002년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전남도의원에 당선됐다. 당시 31세. 최연소 광역의원이자 도의회 유일의 진보정당 의원이었다. 지난해 말까지 3년 동안 한국 노동운동의 지도부라 할 민주노총 사무총장도 지냈다. 30년 가까운 노동운동 경력과 광역의원 경험을 갖춘 것이다.

광주전남에서 총선 득표 활동에 주력하다 선거 일정 때문에 짬을 내 서울에 들른 전 후보를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났다.

이전에 야당이 후보단일화를 한 사례는 여럿이지만 비례연합정당을 결성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더불어민주연합은 이념성향이나 지지기반이 확연히 다른 민주당과 진보당을 비롯해 새진보연합, 시민사회가 참가했다는 면에서 이전에 없던 사례라 할 수 있다. 연합 결성을 합의하고 공천을 하는 과정에서 갈등과 파열음도 상당했다. 진보진영 내부에서는 독자성을 훼손했다는 일각의 비판도 있다. 노동운동 일부에서도 지난해까지 민주노총 사무총장을 하던 전 후보가 더불어민주연합으로 출마한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종덕 더불어민주연합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4.03 ⓒ민중의소리


예상되는 비판과 불편에도 왜 연합했나?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라는 것이 국민적 여망”
“국민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결단한 것


왜 예상되는 비판과 불편을 감수하고 민주당과 연합을 했는지 물었다.

전 후보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라는 것이 국민적 여망”이라며 “검찰독재 정권이 입법부까지 장악하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 온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비극을 막기 위해 지역구에서 일대일 구도를 만들고, 더불어민주연합을 만들었다”면서 “국민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결단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진보당은 국민의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호남 등을 제외하고 민주당과 후보단일화를 해 60여명의 후보가 사퇴했다. 대신 더불어민주연합에 정혜경(5번), 전종덕(11번), 손솔(15번) 3명의 후보를 파견했다. 울산북구 윤종오 후보와 부산연제 노정현 후보는 야권단일후보가 돼 당선을 향해 달리고 있다.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전 후보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민주당의 2중대가 됐다’는 지적을 던지자 전 후보는 ‘농반진반’으로 “누가 2중대가 될지는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최연소이자 유일한 진보정당 도의원이었지만 의정활동 평가는 최상위였고, 공무원이나 동료 의원에게도 인정받았다”고 자신했다. 전 후보는 도의원이던 2003년 주민발의를 통해 전남 학교급식지원조례 제정을 이뤄냈다. 당시 전 후보는 조례안 마련과 주민 서명운동, 도의회 통과 등 전 과정을 책임져 결실을 거뒀다.

이 외에도 1년의 짧은 의원 임기에도 눈에 띄었던 강성희 의원과 국회 본회장에서의 최루탄 투척을 불사하며 한미FTA 반대를 주장한 김선동 의원 등을 언급한 전 후보는 “의석이 적다고 큰 당에 끌려갈 것으로 보지 말라”고 했다.

아울러 연합정당을 통해 22대 국회에서 실현한 정책을 상당수 합의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전 후보는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9개 법률에 대해 국회 개원 즉시 다시 입법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선거 때 발표하고 끝나면 사라진 사례와 달리 “비례대표 선거와 정책공약 양면에서 튼튼한 연합을 이룬 것”이라며 “합의된 공약이 국회에서 반드시 실천될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전 후보는 “국회 안과 밖에서의 결합”을 강조했다. 즉 의회 활동과 대중운동의 결합이다. 그는 “30년 노동운동과 민주노총 사무총장을 경험하면서 누구보다도 거리에서 많이 싸웠고 대중투쟁도 많이 해봤다”며 “이것을 잘 살려서 진보정당다운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전 후보는 요즘 “진보당이 더불어민주연합이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는 “연합정당을 만든 것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야권이 하나로 뭉쳐라, 이게 국민의 요구이고 조합원의 민심도 전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조합원들을 만나 차분하게 설명하면 이해하고 흔쾌히 더불어민주연합을 찍겠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른바 ‘조국 바람’이 불기 전 보수언론이 가장 경계했던 것이 진보당의 국회 입성이다. 보궐선거에서 1명 당선된 것과 총선에서 여러 명이 당선되는 것은 파장이 전혀 다르다. ‘통진당 후예’ ‘종북주사파’ 등 날 선 공격이 이어졌다. 보수진영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종북세력의 숙주 노릇을 하고 있다’며 색깔론을 야권 전체로 확장하려 애썼다. 그러나 ‘약발’이 예전 같지 않다. 민생경제를 비롯한 국정 전반이 압도적으로 추락하기도 했고, 국민들이 종북이라는 말에 지레 겁을 먹지도 않는다. 국민의힘이 막판 비장의 카드로 전국 모든 지역구에 색깔론 현수막을 걸려다 수도권 후보들의 반발에 취소한 사태는 이를 잘 보여준다.

전 후보는 “지난해 강성희 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상대후보가 색깔론을 들고 나왔지만,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전혀 안 먹혔다”면서 “제 주변에서도 다 신경 안 쓴다”고 여유 있게 답했다. 그러면서 “야권이 압도적으로 승리해 이번 선거가 색깔론의 마지막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번 총선은 노동운동과 진보정당에 많은 고민과 숙제를 남겼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진보정당의 총선 공동대응 논의는 결국 진보 4당이 신설정당으로 뭉치자는 합의 대신 녹색당과 정의당의 선거연합정당으로 귀결됐다. 이후 진보당은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했고 노동당은 별도로 선거운동 중이다. 민주노총 역시 조합원들의 뜻을 모아 진보정당 단합을 추진하려 일찍 움직였으나 결국 실행 시점을 2년 뒤 지방선거로 미루기로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했다. 총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도 영향이 있겠으나, 노동자 정치세력화나 진보정당 운동이 대대적인 성찰과 재편을 겪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직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이었던 전 후보는 “정치방침 선거방침 문제로 전국 순회도 하고, 설문조사도 하면서 조합원 의견을 많이 들었다. 조합원들의 의견은 하나다. 선택지를, 진보정당을 하나로 모아달라, 이게 현장의 요구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결국 대의원대회를 통과한 내용은 2026년 지방선거에는 반드시 단일정당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총선 이후 진보정당의 통합과 단결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120만 조합원에게 하나의 선택지를 드리는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도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종덕 더불어민주연합 후보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4.03 ⓒ민중의소리

“연합정치가 승리해야 우리 정치도 진전할 수 있고,
 민생 법안이나 진보적 의제들이 법률이 되고 현실이 될 수 있다”


전 후보는 당선될 경우 자신의 정체성을 “보건의료 노동자이자 민주노총 사무총장을 역임한 노동자 국회의원”이라고 규정했다. 그에게 1호 법안을 물으니 2, 3호 법안이 줄줄이 나왔다.

“거부된 노조법 2, 3조 개정을 다시 해야 한다. 근로기준법을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도 적용받을 수 있도록 개정하고, 초기업교섭 제도화 등을 포함해 노동관계법도 개정해야 한다. 진보당 공약이기도 한데, 일하는 사람들 누구나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전국민 노동법’도 제정하고 싶다. 아울러 공공의료 확대 강화를 위한 법률에도 힘을 쏟겠다.”

인터뷰 중 전 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가장 잘못한 것을 꼽아달라’는 질문을 제일 난감해했다. “잘한 게 하나도 없어서”, 그러면서 그는 “제 나라 국민을 적으로 규정하고 전쟁을 하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목했다. 이어 “화물 노동자, 건설 노동자와 전쟁하고, 야당과 전쟁했다. 독립운동가들과도 싸웠고, 지금 의사들과 전쟁을 하고 있다. 자국민을 적으로 규정하고 전쟁을 벌이면 그를 어떻게 대통령이라 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현실적으로 각 야당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경쟁 중이다.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상승은 더불어민주연합 등 다른 야당에게 적어도 비례 선거에서는 악재다. 3명의 후보를 파견한 진보당은 15번 손솔 후보까지 당선을 기대했는데 11번 전종덕 후보마저 마냥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특히 전 후보가 주로 활동하는 광주전남에서는 ‘조국 바람’이 더욱 거세다. 전 후보는 “진보적 유권자가 보기에, 중도층을 포괄하기 위해 애쓰는 민주당보다 조국혁신당이 선명하고 시원함을 준다”면서 “이런 부분이 더불어민주연합의 득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검사장직선제 등 조국혁신당 공약은 진보당이 이미 공약한 것이 많다”면서 “만나는 이들에게 노동자, 농민 등을 확실하게 대변하고 함께 제대로 싸울 정당은 진보당이고 곧 더불어민주연합이라고 설명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초유의 시도인 연합정치를 꼭 성공시켜 이후 결선투표 도입 등 정치개혁을 이루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전 후보는 “연합정치가 승리해야 우리 정치도 진전할 수 있고, 민생 법안이나 진보적 의제들이 법률이 되고 현실이 될 수 있다”면서 “유권자들이 판단하실 때 22대 국회를 그려보면서 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투표해 주십사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인터뷰 마지막 말로 전 후보는 “정혜경 후보와 저는 물론 15번 손솔 후보까지 국회로 보내달라”며 “22대 국회를 진보적 국회로 확실히 만들어서 보답하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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