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공습으로 불타버린 구호트럭. 이번 공습으로 다국적 구호 요원 7명이 사망했다. ⓒ사진=알자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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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일 월요일(현지 시각) 가자지구에서 비영리 식량지원기구 월드 센트럴 키친의 수송 트럭에 대한 이스라엘 공습으로 다국적 구호 요원 7명이 사망했다. 베냐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 사건을 ‘의도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하고 포괄적인 조사를 약속했으며, 군은 복잡한 전시 상황에서의 ‘중대한 실수’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카타르 방송사 알자지라의 ‘사나드 검증기구’는 이번 공습이 의도적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해 세계적으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국제적 분노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를 포함한 비정부기구(NGO)의 접근을 지속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기근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자지구가 인도주의적 구호를 받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알자지라의 기사를 소개한다.
알자지라의 ‘사나드 검증기구’의 조사 결과, 월드 센트럴 키친(WCK) 구호 수송대에서 7명이 사망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고의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월요일 오후 10시 43분(현지 시각) 가자지구 중심부의 라시드 거리에서 이스라엘군이 차량을 겨냥한 포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오후 11시부터 11시 30분 사이에 여러 차례의 폭격이 있었다는 알자지라 인터뷰에 응한 팔레스타인 피난민의 설명과 일치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의 무고한 사람들을 의도치 않게 (공격)’했고, 이는 ‘전쟁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며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자행됐음을 인정했다.
사나드 조사 결과 이 공격이 실제로는 의도적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인터넷 등 공개된 출처에서 수집된 정보, 증인 진술 및 사진을 기반으로 사건의 지리적 타임라인을 작성했다.
알자지라의 타임라인이다. 첫 차량이 공습 당한 후 부상자는 다른 차를 탔는데, 두 번째 미사일이 그 차를 공격했다. 그리고 세 번째 미사일이 날아와 마지막 비무장 차량도 폭격했다. ⓒ사진=알자지라
WCK는 2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그들의 직원이 100톤의 지원 식량을 배송한 후 엘바라 창고를 떠나고 있었다며 ‘(이스라엘군과) 이동을 조율했지만 수송대가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포격은 장갑차 2대와 비무장 차량 1대 등 WCK 소속의 세 차량을 한 대씩 표적으로 삼았고, 이 공격으로 라파 출신의 팔레스타인 운전사 사이프 아부 타하를 포함해 다양한 국적의 구호요원 7명이 사망했다.
창고에서 약 4.7킬로미터 떨어진 폭격 현장 근처에서 가족과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 하산 알-쇼르바기는 알자지라에 첫 차량이 발사체에 맞아 완전히 불에 타 버렸다고 말했다. 이는 불타버린 장갑차의 사진과 일치한다. 알-쇼르바기의 증언에 따르면 부상자는 신속한 이송을 위해 첫 표적이 된 차량에서 다른 장갑차로 옮겨졌다고 한다.
WCK의 성명에 따르면 수송대가 구글맵에서 31° 24′ 54.7″ N 34° 22′ 05.1″ E 좌표에 있는 데이르 엘바라 창고에서 출발해 라시드 거리를 향하고 있었다고 한다. 창고에서 라시드 거리까지의 이동 거리는 약 3킬로미터이다. 첫 번째 차량은 길을 따라 약 1.7킬로미터 지점에서 공격을 받았다. 사나드 조사 결과 두 번째 차량은 첫 차량이 공격당한 지점에서 약 800미터 떨어진 곳에서 공격받았고, 세 번째 차량은 폭격을 받은 후 위치를 기준으로 두 번째 차량에서 약 1.6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표적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
폭격 현장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보면 세 차량의 지붕과 앞 유리에 WCK소속이라는 점이 명확히 표시돼 있어 WCK와 이스라엘군 간에 사전 조율이 있었고, 그들이 이스라엘 규정을 준수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와 세 번째 표적이 된 차량의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발사체가 상단에서 들어와 하단을 통해 빠져나간 흔적이 있어 공중에서 차량이 표적이 됐음을 시사한다.
이스라엘군은 월요일 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구호요원이 사망한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
이 사건은 전 세계적인 비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WCK는 당시 구호대가 ‘분쟁 없는’ 지역을 이동 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무차별적인 살상’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이 지역에서의 활동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