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원외위원장 간담회서 나온 말들 “당선자 총회, 희희낙락...참담”

30·40대 낙선자 빠진 ‘내용 없는 결의문 낭독’과 ‘대국민 사과’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수도권 낙선자들을 비롯한 원외조직위원장이 윤재옥 대표 권한대행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4.4.19. ⓒ뉴스1

19일 열린 국민의힘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전당대회 무렵부터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의 개입’과 ‘반성 없어 보이는 당선자 총회 분위기’ 등과 관련해 날 선 발언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총선 직후 열린 당선자 총회를 언론으로 접한 한 낙선자는 “하하 호호 희희낙락”이란 표현을 쓰면서 “참담했다”고 심정을 밝혔다. 참패한 정당이 전혀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지 않아서 실망했다는 취지다.

서울 노원을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준호(1988년생) 전 후보는 19일 오전 11시 46분쯤 행사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점점 분위기가 고조되는 것 같다”라며 이같이 안의 상황을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본관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주재로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점심시간도 없이 오후 2시20분까지 이어졌다. 대략 100명가량의 원외조직위원장 및 낙선자가 참석했는데, 이날 사회를 본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36명이 차례로 발언했다. 간담회 시작 전 일부 원외조직위원장은 옆 사람과 인사하며 담소를 나누긴 했으나, 서로의 당선을 축하하며 활기찼던 당선자 총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달랐다.

“21대보다 5석 더 얻었다? 참담...무책임하다”
“국민의힘, 안 바뀌면 ‘영남의당’으로 전락”


기자들 질의에 답하는 김준호 전 국민의힘 서울 노원을 후보 ⓒ민중의소리

간담회 중간에 나온 김준호 전 후보는 “지난 전당대회부터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까지 사실 국민들 민심은 어느 정도 확인됐지 않나”라며 “(총선 참패라는 결과가 나왔는데 21대 총선보다) 5석 더 얻었기에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참담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부산 남구에 출마해 당선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참패는 했지만 4년 전보다 의석은 5석 늘었고 득표율 격차는 5.4%로 줄었다”면서 “가랑비 전략으로 3%만 가져오면 대선에 이긴다”고 적은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후보는 “저도 부산 출신이기에 여러 가지 여론을 듣지만, 내가 살아남았기에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있다 하는 것은 정말 무책임하다”라고 비판했다.

또 김 전 후보는 “민주당은 이제 호남정당이 아닌 정당이 되어버렸기에,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좀 더 수도권 민심에 대해 들으려고 해야 하는데, 몇몇 당선자들은 영남의 민심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다”면서 “사실 수도권 민심이든 영남 민심이든 우린 이렇게 나아가야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정치인이지, (영남에서) 올라온 다음 우리 영남은 이런 마음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달아 압도적으로 패배하는 것에 대해 분명 문제가 있다. 안 바뀌면 ‘영남당’으로 전락하는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김 전 후보는 선거를 치르는 동안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 논란’과 ‘이종섭 호주대사 도주 논란’으로 난감했던 심정도 밝혔다. 그는 해당 사건 이후로 “몇몇” 유권자들이 ‘대통령실이나 너희 당을 봤을 때 너는 절대 찍어줄 수 없다. 젊은 후보가 올바른 얘기 하는 것에 대해선 우리가 찍어주고 싶은데 차마 이번에는 표가 안 갈 것 같다. 미안하다. 다음에 다시 나와라’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이어 “송사리가 아무리 열심히 헤엄쳐도 고래가 잘못된 꼬리 짓을 하면 송사리는 다 죽는다”고 탄식했다.

그 또한 수도권의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지도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심의 바로미터가 되는 게 수도권이기에, 수도권의 민심이 반영될 수 있는 지도부가 입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집단지도체제로 바꿔야”
“민심 반영 위해 전당대회 룰 개정해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2024.4.19. ⓒ뉴스1

서울 중성동을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혜훈 전 의원도 간담회 중간에 나왔다. 발언을 신청한 원외조직위원장이 너무 많아서 발언권을 얻지 못하고 나왔다고 했다.

이 전 의원도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규칙을 개정해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전 의원은 단일지도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나온 주장과 같다. 전날 세미나에서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집단지도체제를 만들어서 당대표가 대통령에게 끌려다니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전 의원도 “당대표에 준하는 고출력 스피커를 여러 대 확보해서 우리 안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건강하게 논의되고 있다는 것을 국민께 알려야 한다”면서 “우리가 용산의 뜻만 받들어서 일사불란하게 가는 당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오가 넘어서 나온 이재영(1975년생) 전 국민의힘 서울 강동을 후보는 10여 명가량의 30·40대 수도권 낙선자들 모임 ‘첫목회’가 결성됐다고 밝혔다. 이 전 후보 또한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규칙과 관련해 “국민의 의견이 반영되는 수준은 되어야 한다”면서 최소한 ‘당원 50% 대 여론 50%’로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30·40대 참여 없는 결의문 낭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후보들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서 결의문을 채택한 뒤 허리 숙여 사죄 인사를 하고 있다. 2024.4.19. ⓒ뉴스1

이날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한 위원장과 낙선자 일부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오후 2시쯤 카메라 앞에서 90도로 숙인 채 “국민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하지만 결의문은 ▲ 총선 패배는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확인하고 당을 쇄신하는데 앞장서겠다 ▲ 민생중심의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겠다 ▲ 당의 민주화와 유능한 정당으로 변모에 우리 모두 앞장서겠다 ▲ 원외조직위원장 회의를 정례화하여 민심 전달 통로를 확대하겠다 등의 다소 추상적인 선언에 그쳤다.

이 결의문을 선언할 때 남아 있는 원외조직위원장과 낙선자 중에서 30·40대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한 30·40대 낙선자는 일부 기자에게 해당 결의문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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