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4.05.13. ⓒ뉴시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새로 선출된 국민의힘 추경호,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3일 첫 회동을 했다. 덕담으로 말문을 연 두 사람은 이내 ‘민생 현안’에 대한 극명한 온도 차로 냉랭한 분위기를 보였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취임 인사차 찾아 온 추 원내대표를 만났다. 보라색 넥타이를 한 박 원내대표는 추 원내대표를 맞이하며 “제가 가지고 있는 넥타이 중 가장 붉은 기가 있는, 파란색이 섞여 있는 보라색 넥타이를 했다”고 말했다. 예방 자리에는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함께했다.
추 원내대표는 “평소 인품이 훌륭하고, 소통 능력이 탁월하다고 해 늘 존경하고 좋아하는 마음으로 지켜봤다”며 박 원내대표를 추켜세웠다. 추 원내대표는 “잘 소통해서 국민이 바라는 의회 정치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낄 텐데, 야당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이 산적해 있는 현안을 풀어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자신의 고향이 추 원내대표의 지역구와 인접한 경북 안동인만큼 “동질감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로 덕담을 주고받던 두 사람의 대화는 박 원내대표가 “시급한 현안”을 언급하며 이내 무거워졌다. 박 원내대표는 “경기침체가 매우 심각해 자영업자가 한계 상황에 몰려있다. 시급한 민생회복지원 대책이 필요한데, 집권여당이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해 추경 편성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원내대표는 “해병대원 특검법 때문에 많이 긴장되고 있는 상황인데, 총선 민심 수용 여부를 가르는 상징적인 사안”이라며 “국민이힘이 대통령에게 (특검) 수용 건의를 하는 게 민심을 받드는 길”이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라인 사태’가 많이 심각하다”며 “경제주권 관련 사안인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사안이다. 국회에서도 관련 상임위원회를 즉시 열어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어 “원 구성 문제에 있어서도 저의 발언도, 추 원내대표의 발언도 서로 강하게 하고 있지만, 총선 민심을 받들어서 원만하게 잘 협의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추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드릴 말은 구체적으로 없다”며 “인사차 오늘 상견례 자리로 온 만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 갑자기 훅 들어오고, 제가 또 훅 제 견해를 이야기하고 하면 우리가 더 이상 대화를 못 하지 않겠나”라고 선을 그었다.
추 원내대표는 “앞으로 우리가 대화로 전부 잘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자리에서 언론인을 물리도록 요청했다.
이후 여야 원내대표의 비공개 회동은 10여 분 만에 종료됐다. 두 사람은 일주일에 적어도 한 차례는 만나 식사를 겸한 비공개 회동을 하며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