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에서 건강은 가장 중요한 축복입니다. 하지만 바쁜 현대생활에서 소화불량, 변비, 복부 불편감 등의 고민은 누구나 겪곤 합니다. 이럴 때 우리에겐 오랜 전통의 지혜가 있습니다. 어릴 때 배가 아프면 엄마가 "엄마 손은 약손" 하면서 배를 문질러주면 금세 배가 아프게 가라앉았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이렇게 손으로 내부 장기들의 기능을 좋게 만드는 것이 추나요법의 한 갈래인 내장기 추나요법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복부를 중요한 부위로 여깁니다. 복모혈이라고 하여 오장육부의 장부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중요한 혈 자리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경혈과 반응점이 존재하며, 이 지점들을 자극하여 오장육부의 긴장을 풀고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엄마가 아기 배를 쓰다듬어 주면 효과가 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렇게 복부 반응점을 자극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먼저 편안한 자세로 누워 상의를 걷어 올리고 배를 노출합니다. (꼭 배를 노출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옷 위에 해도 괜찮습니다) 그냥 복부 전체를 쓰다듬거나 문질러 줍니다. 이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습니다. 이때 배에서 통증이 있거나 뭉쳐 있는 부위를 찾아 그 위에 손바닥을 얹고 16초 정도 편안하게 숨을 쉬면서 배의 움직임을 주시합니다.
이때 배 아래에서 고유한 장기의 운동이 느껴질 것입니다. 보통은 4초를 주기로 장기가 시계 방향과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이 느껴진다면 편안하게 그 움직임에 따라 움직여도 좋습니다. 이렇게 관찰하면서 느끼기만 해도 내부장기의 긴장이 풀리고 순환이 개선됩니다.
이렇게 설명은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숙달된 사람이 아니면 실제 움직임을 느끼기는 어렵습니다. 굳이 느끼지 않아도 됩니다. 손을 대고 있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효과는 납니다.
주요한 복부 괄약근의 반사점들을 위주로 해주면 더욱 효과가 좋은데요. 특히 더 잘 뭉치고 통증이 잘 생기는 부위이기도 합니다. 다섯 군데 정도의 반사점을 소개해 드릴 텐데요. 회맹판, 십이지장-공장 연접부, 오디괄약근, 유문, 분문의 반사점입니다. 분문은 위와 식도 사이에 있는 괄약근으로 위에서 식도로 음식물이 역류하지 않도록 막아줍니다. 반사점은 7번째 늑연골부에서 흉골의 바로 왼쪽입니다. 흔히 명치 바로 아래 체하면 답답한 곳 부근인데 약간 왼쪽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주위에서 뭉쳐있거나 눌러서 아픈 곳이 있다면 그곳을 풀어주면 됩니다. 다음 유문은 위와 십이지장 사이입니다. 반사점의 위치는 오른쪽 쇄골의 가운데와 배꼽을 일직선으로 선을 그어봤을 때 배꼽에서 이 선상에서 위쪽으로 6~7cm 정도 올라간 지점입니다. 오디괄약근은 담췌관과 십이지장이 만나는 곳으로 반사점은 오른쪽 쇄골의 가운데와 배꼽을 일직선으로 그은 선상에서 배꼽 위 2~3cm 정도입니다. 십이지장-공장 연접부는 왼쪽 쇄골의 가운데와 배꼽의 연결선상에서 배꼽 위 2~3cm 정도입니다. 회맹판은 소장과 대장이 만나반사점은 배꼽에서 오른쪽 아래에 있습니다. 흔히 맥버니점(mcburney's point)에서 약간 상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복결이라는 혈자리 부근인데 대략 배꼽에서 오른쪽 아래를 전체적으로 만져보면서 찾아보시면 됩니다.
복통, 배탈 ⓒpixabay
이렇게 전체적으로 살피기가 어렵다면 배꼽 중심으로 손바닥을 부드럽게 돌리며 마사지해 주는 것도 좋습니다. 시계방향과 반시계 방향으로 5분가량 반복하면 배꼽 주변 경혈이 자극되어 전신 기혈 순환과 내장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명치 아래에서 배꼽 사이를 전체적으로 지그시 압박해 주셔도 됩니다. 약간 뭉친 게 풀리는 느낌이 들 때까지 눌러주시면 됩니다.
평소에 배가 자주 아프거나 장이 안 좋으신 분들은 하루 3분~ 5분 정도 배를 만져주세요. 매일 해보시면 몹시 아프던 곳이 덜 아파지고 뭉친 것도 차츰 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내 손끝에서부터 시작하는 건강 습관 오늘부터 실천해 보세요. 통증이 심하거나 아주 불편하신 분들은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하여 치료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