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글 올린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 “정권 쇠락 함께할 건가”

일부 책임당원들도 우려 “진짜 뭔 일 일어날 것 같다”, “부끄럽게 거부권 쓰지 말고 자수해라”

(자료사진) 구명조끼를 입은 채 상병 특검 거부권 저지 청년 긴급행동 회원들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채상병 특검 거부권 저지 청년긴급행동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 규탄하며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4.05.21 ⓒ민중의소리

“尹(윤) 정권 호위 5년을 위해, 보수의 존립가치를 훼손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이 개탄스럽습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군인을 순직한지 10개월이 지나도록 구천을 떠돌게 하는 것은 보수가 아닙니다. ...(생략)...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윤석열 정권 쇠락에 당의 명운이 함께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2일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게시된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의 글이다.

국민의힘 당원은 일반당원과 책임당원으로 나뉜다. 정 씨는 국민의힘 책임당원이다.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해야만 책임당원이 될 수 있는데, 책임당원은 대통령선거 등에서 국민의힘 후보 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또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등 주요 당무 의사결정에 대한 선거권을 갖는다.

정 회장은 23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정치 초년생 대통령을 배출했으면 더 잘 보필해야 했는데, 당이 잘 보필하지 못하고 용산에 끌려다니기만 했다. 그 결과 보수의 가치도 굉장히 훼손됐고 나라 꼴도 엉망이다. 거기 계신 당원들, 국민의힘 의원들도 좀 보시고 좀 느끼시라 해서 올렸다”라며 해당 게시물을 작성한 이유를 설명했다.

‘당이 왜 망가졌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취지의 질문에, 그는 “보수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채 상병 사건에 이어 홍범도 장군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어떻게 우리 국가적 영웅을 그렇게 대우할 수 있나”라고 탄식했다.

이어 자신처럼 생각하는 당원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을 쓰고 나서 ‘채상병’이라고 키워드를 넣어서 검색을 해 보니까, 상당수의 찬성해야 한다는 글이 보였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실제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서 검색을 해보니, 채상병 특검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글들이 일부 보였다. 지난 21일 책임당원 이 모 씨는 ‘국민의 명령이다! 윤석열은 타당해라!’라는 제목의 글에서 “윤석열은 채상병 수사에 외압 가한 거 다 드러났는데, 부끄럽게 거부권 쓰지 말고 주가 조작범 김건희와 함께 자수하고 광명 찾자”고 했다. 또 같은 날 책임당원 홍 모 씨는 ‘채상병특검 거부시기 너무 안좋음’이란 제목의 글에서 “해외직구 규제 때문에 윤 대통령한테 화 엄청 나 있는데, 오늘 채상병 특검까지 나오니까 진짜 이젠 윤 대통령 싫어하는 목소리로 뜨거운 게 아니라 완전 싸늘하다”면서 “박근혜 대통령님 탄핵될 때보다 상황 더 안 좋은 거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짜 뭔 일 일어날 거 같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국민의힘 대표로 있을 때만 해도,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은 공개적으로 운영됐으나, 현재는 당원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비공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정 회장은 ‘채 상병 사건에서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무엇이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채 해병은 스물한 살 그냥 청춘이다. 국가를 위해서 더 헌신하고 싶은 마음에 해병대를 간 것이다. 그 청춘이 명을 달리했다. 그런데 그 과정을 보니까 임성근 사단장 등 지휘관의 과실이 있어 보인다. 왜 처벌하지 않았는가. 그 과정에 대통령실과 국방부에서 개입한 요소들도 보인다. 이게 과연 합당한가. 그리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직업군인이다. 다른 의무 복무하는 분들보다도 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직업으로 선택한 분이다. 그런데 그분에게 항명죄로 누명을 씌웠다. 옛날로 치면 역적으로 취급한 것이다. 집단항명수괴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 말을 근래에 들어본 일이 없다.”

또 그는 왜 사단장 한 명을 피의자 명단에서 빼주기 위해 정권이 명운을 걸고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여러 육군 사단장도 있고 (사단장은) 쭉 깔려 있는 여러 별 중 (하나)밖에 안 된다. 그런데 왜 그 사단장을 지키기 위해 정권의 명운을 건 것인가. 그리고 국민의힘은 왜 그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는 대통령을 뜯어말리지 못했나. 굉장히 잘못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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