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사만화의 탄생 115주년을 기념하는 ‘시사만화의 날’ 기념식이 2일 대한민보 옛터에서 열렸다. 2024년 ‘이도영 시사만화상’은 최민(민중의소리), 심사위원 특별상은 권범철(한겨레신문) 시사만화가가 수상했다.
‘시사만화의 날’ 기념식이 열린 곳은 시사만화 탄생지로 알려진 대한민보 옛터(서울시 종로구 삼봉로 71)다. 1909년 6월 2일 <대한민보>는 1면 중앙에 국내 최초로 이도영(李道榮·1884~1933) 화백의 시사만화를 실었다.
‘시사만화의 날’ 기념식에는 시사만화가 김용민(경향신문), 권범철(한겨레신문) 등 시사만화가와 이도영 시사만화상 심사위원 하종원(선문대), 박영규(상지대), 백정숙(한예종) 등 학계, 언론계 인사들이 참여해 이날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시사만화의 중요성과 사회적 역할을 재확인했다.
최민 전국시사만화협회장은 “혐오, 비하, 조롱의 B급 풍자가 넘쳐나는 사회에서 건강한 풍자와 해학의 시사만화의 중요성이 재확인되고 더욱 강조된다”면서 “우리 협회는 앞으로도 시사만화의 발전과 그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 ‘이도영 시사만화상’은 독창적인 스타일로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해 온 최민(민중의소리), 심사위원 특별상은 권범철(한겨레신문) 시사만화가가 수상했다. ‘이도영 시사만화상’은 2005년부터 매년 우리 사회에 울림을 주고 변혁에 기여한 최고의 작품을 선정해 온 시사만화 분야 최고 권위의 ‘올해의 시사만화상’을 개편한 상이다.
‘이도영 시사만화상’ 수상작(최민, 거부할 수 없는 디올)은 각종 민생 법안에 거부권을 남발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어느 누구나 알기 쉽게 직관적으로 풍자했다. 범법 행위와 관련한 가족 특검까지 거부할 경우 윤석열 정부 전체에 대한 불신을 넘어 전 국민의 반발을 부를 것이라는 패러독스로 통쾌한 위트를 선사했다. 정치권력의 정당성은 국민의 명령에 따라 부여되고, 국민의 동의에 의해 유지된다. 강압과 권위에 지탱해 통치하는 대통령의 전근대성을 수어처럼 묘사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최민의 만평은 풍자와 해학, 비유와 역설로 사회의 부정과 부조리를 통찰하고 고발하는 시사만화의 본질에 충실하다.
최민 만평가는 “시사만화는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 역할을 하며,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며 “앞으로도 끊임없이 사회 문제를 조명하는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심사평 이도영 시사만화상 대상
윤석열 대통령의 계속되는 거부권 남발을 최민 만평가는 독창적인 시각과 예리한 풍자로 복잡한 사회적 문제들을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표현해냈다. 그의 만화는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사회적 이슈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또한, 최민 시사만화는 시사만화의 본질을 훌륭히 구현해내며, 대중과의 소통을 극대화했다.
‘대파’로 상징되는 윤석렬 정부의 실정과 무능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명징하게 그려낸 수작이다. 말풍선이나 캡션의 활용과 칸 분할을 통해 총선에 관한 다양한 생각을 담아낸 여러 시사만화 가운데 오롯이 그림만으로 진정한 주권자로서 국민의 존재와 의미를 간단명료하고 압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시사만화의 원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만장일치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